우크라-EU 수장 회담 '긴장'…"추가 지원 요청"에 "개혁부터"

우크라 "겨울 러 공세 대비 추가 지원 필요"…EU는 "세수 확대·개혁 진전이 먼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2025.8.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현지에서 진행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이 양측의 이견으로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겨울철 러시아의 집중 공세에 대비하는 우크라이나에 추가 재정·국방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데 대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우크라이나의 개혁이 진전되는 만큼 EU의 지원도 더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회담 분위기가 긴장됐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회담에서 겨울철 러시아의 공격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과 방공 미사일 부족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며 유럽의 추가 지원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예상 밖의 지출로 발생한 약 260억유로(약 40조5천억원) 규모의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파트너국들에 지원을 요청해 왔으며, EU에는 900억유로(약 140조2천억원) 규모 대출의 신속한 집행도 요구해왔다.

우크라이나 측은 또 회담에서 EU가 앞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침해한 러시아를 상대로 시행 중인 개인·단체 제재를 3년간 연장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올리가르히 2명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두 재벌을 제재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압박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이는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EU의 제재 연장 논의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이다.

EU는 22일 회원국들의 오랜 논쟁 끝에 대러 개인·단체 제재를 3년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EU 이사회는 다만 개인 3명과 단체 1곳의 제재는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으며, 복수의 유럽 매체와 외교 소식통들은 제재 면제 대상자에 러시아 철강 사업가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와 금융계 거물 미하일 프리드만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뉴욕 회담에서 제기된 키이우의 추가 지원 요청에 EU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먼저 지하경제를 줄이고 세수를 확대하며 자국 법체계를 EU 법률에 더 가깝게 조정하기 위한 입법에서 진전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의 개혁이 진전되는 만큼 추가 예산 지원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가 개혁 이행을 통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370억유로(약 57조7천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을 제공할 수 있지만 그에 앞서 우크라이나가 개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