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압승한 푸틴, 전쟁 명분 확보…추가 동원령·유럽 공세 강화 가능성

푸틴 통합러시아당 역사상 최대 의석수 확보…참전군인 49명 당선
올해 러 사상자 30만여명으로 병력 손실 심각…유럽 겨냥 하이브리도 공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6.9.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국가에 대한 위협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8 ~20일 치러진 국가두마(하원)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은 450석 중 355석을 차지해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를 단독으로 넘겼다. 2016년 343석을 넘어 역사상 최대 의석수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4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전쟁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졌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집중 공습하면서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전쟁에 대한 지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규정해 왔다. 이에 이번 총선 승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앞으로 전쟁을 계속할 명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주목할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대거 출마했다는 점이다. 전체 정당을 합쳐 200명의 참전군인들이 출마했으며 그중 49명이 당선됐다. 푸틴 대통령은 참전군인들을 ‘새로운 엘리트’의 일부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참전군인들을 국가 차원에서 확실히 대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쟁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다시 높일 수 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은 추가 동원설에 대해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총선 승리와 참전군인들을 앞세워 향후 추가 동원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의 현재 병력 손실 속도가 충원 속도를 웃돌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비자발적인 예비군 모집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러시아군은 30만 1000명이 죽거나 부상했으며 지난 7~8월에는 월간 사상자가 4만 2000명까지 늘었다.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에카테리나 슐만은 선거 전 “러시아는 유권자와 당국 모두 충성도와 규율, 행정적 효율성을 보여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를 잘 관리할 수 있다면 해당 지역에서 동원도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총선 승리를 계기로 유럽에 대한 공세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가디언은 유럽 정보당국 수장들의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국경을 맞댄 국가들에 대해 제한적 형태의 침공, 도발, 여론 공작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방 정보기관들에 따르면, 2024년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사보타주 공작은 전년도에 비해 4배로 증가했으며 이러한 증가세는 2025년과 2026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싱크탱크 카네기 유럽의 막심 베즈노우시크 분석가는 “러시아가 나토와의 직접적인 전쟁을 감수하기보다 어디까지 용인하는지를 시험하고, 유럽 각국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대서양동맹의 결속을 훼손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하이브리드 공세를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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