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총선 부정 의혹' 확산…상트페테르부르크 등서 집회 움직임
독립언론 "집권당 실제 득표율 34∼35% 추산"…공식 집계는 약 58%
親크렘린계 '정의러시아당' 표 몰아주기 의혹도…EU도 "민주주의 중대한 후퇴"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사회 활동가들이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압승으로 끝난 최근 국가두마(하원) 선거의 부정 의혹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겠다며 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집회 신고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페름, 이젭스크, 카잔 등에서 이뤄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라스스베트'(새벽)당 소속 활동가 예고르 프랴니시니코프가 10월 3∼4일 시 외곽 승리공원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서를 프리모르스키구 구청에 제출했다.
그는 "형식적인 사유로 집회가 불허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이틀에 걸쳐 집회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신고서상 예상 참가자는 499명이다.
우랄산맥 인근 페름에서는 활동가 알렉세이 오글로빈이 시청에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10월 4일 도심 에스플라나다 광장에서 500명 규모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우랄산맥 인근에 있는 군수·기계공업 도시 이젭스크에서는 지역 활동가 드미트리 모로조프가 10월 3일 낮 '민족우호' 기념비 인근에서 5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에서는 야권 선거 활동가 드미트리 루먄체프가 10월 3∼4일 자유광장에서 부정선거 규탄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18∼20일 치러진 러시아 하원 선거 이후 일부 선거 분석가들과 독립언론은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득표율과 전체 투표율이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라트비아 리가에 본부를 둔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통합러시아당의 실제 득표율이 34∼35%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약 58%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러시아 독립매체 '도즈디'는 하원 선거의 실제 투표율도 러시아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59%대보다 크게 낮은 약 40%였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친크렘린 성향의 정의러시아당이 원내 진입에 필요한 5% 득표율 문턱을 넘도록 개표 과정에서 다른 정당의 표가 정의러시아당 득표로 돌려졌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선거 분석가들은 지난 21일 중앙선관위 집계 자료에서 정의러시아당 득표수가 한 시간 사이 6만 표 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러시아당은 개표 초반 5%를 밑돌았으나 최종적으로 문턱을 넘어 하원에 진입하게 됐다.
이 같은 부정선거 의혹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유럽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선거 뒤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두마 선거는 러시아 민주주의에 또 다른 중대한 후퇴"라며 "처음부터 뻔한 결과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21일 통합러시아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57.83%를 얻고 지역구에서도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해 하원 전체 450석 가운데 355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투표율도 59%대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통합러시아당은 개헌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유지하게 됐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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