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탐내는 노벨평화상…올해는 '국제 사법기관·구호기구' 거론

PRIO, 세이브더칠드런·세계무역기구·국제형사재판소 등 5곳 꼽아
세계 무력 충돌 속 아동·피난민·언론인 보호 및 국제협력 가치 부각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새학기가 시작된 19일(현지시간)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 사이로 등교하고 있다. 2026.09.19.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연구소(PRIO)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유력 후보군으로 전쟁 지역의 아동 구호 및 민간 구호 기구와 국제 사법기관들을 두루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 이후 노벨위원회와 노르웨이 당국에 노벨평화상을 달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동맹국과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전 세계에서 군사 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나온 평가다.

헨릭 우르달 PRIO 소장은 올해 △'세이브 우크라이나' 설립자 미콜라 쿨레바와 세이브 더 칠드런 △수단 비상대응실 △세계무역기구(WTO) △미국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 △국제사법재판소(ICJ)와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을 올해 노벨평화상 유력 수상 후보로 꼽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이란을 상대로 일으킨 전쟁이 7개월째를 향해 달려가는 등 세계 각지에서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취약한 아동 보호, 피난민 지원, 분쟁 현장의 언론인 보호 등 의제가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는 상황을 반영했다.

'세이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한 2014년 설립,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이나 아동을 구출·지원하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어린이의 권리를 옹호하고 구호 활동을 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 비정부기구다.

수단 비상대응실은 2023년 4월 발발한 수단 내전 상황에서 국가 기능이 마비되자 지역 주민과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자원봉사 기구다.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전 세계 언론 자유를 증진하고 언론인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설립된 비정부기구다.

또 WTO와 ICJ, ICC 등은 분쟁을 예방·해결하기 위해 국제 질서 유지가 날로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함께 언급됐다. 국제 질서를 크게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의회 승인을 받지 않고 감행된 미국의 이란 공격, 미국의 베네수엘라 무력 개입, 그린란드 병합 위협 등이 지목됐다.

2024년 3월 13일(현지시간) 수단 게다레프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라마단 기간 중 금식을 중단하는 무슬림 실향민들을 위한 식사를 그릇에 담고 있다. 2024.03.13. ⓒ AFP=뉴스1

PRIO는 2002년부터 자체 평가에 기초해 수상 가능성이 큰 후보들의 목록을 제시해 왔다.

이때 어떤 후보를 공식 지지하거나 수상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며, 노벨위원회 의사 결정에 대한 내부 정보에 기초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2014~2025년 사이 유력 후보로 언급된 10명이 실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만큼, PRIO 명단은 그해 수상자를 예측하기 위해 의미 있는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출신 여성 인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이란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일본 원폭 생존자 모임 '니혼 히단쿄'(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별개로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예측에서는 한국 시간으로 23일 기준 국경없는의사회와 수단 응급 대응실(각 12%), 세이브더칠드런(9%)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베팅 플랫폼 오즈피디아(Oddspedia)에서는 트럼프 대통령(30%)과 수단 비상대응실(19%),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13%)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예측시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력하게 거론된 점을 감안하면 적중 확률은 희박하나, 거론되는 단체나 개인의 면면을 봤을 때 시장에서도 작금의 분쟁 상황을 주목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2025년 노벨평화상은 수상자인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달을 헌납하는 등의 촌극이 벌어지면서 유례없이 정치화됐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8개의 전쟁을 해결했다"며 올해 초까지도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한편 5명으로 구성된 노벨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후보자 추천을 받았다. 올해는 개인 208명과 단체 79곳이 추천을 받았다. 수상자는 오는 10월 9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오후 6시)에 발표된다.

지난해 10월 요르겐 와트네 프라이드네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노르웨이 노벨 연구소에서 202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로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이자 민주주의 운동가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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