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소련 붕괴 후 최대 석유개발사업 완성…아시아로 첫 수출

'보스토크 오일' 초기 하루 15만배럴 수출…"2030년까지 100만배럴 목표"
서방 제재·자본 이탈로 수년 지연…북극해 항로 통해 아시아 공급 나서

보스토크 오일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타이미르 반도와 동시베리아 지역. (위키피디아 자료 지도 갈무리). 2026.09.22 ⓒ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 추진한 최대 규모 석유개발 프로젝트인 '보스토크 오일'(동부 석유) 사업이 서방의 강력한 제재 속에서도 본격적인 상업 운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러시아 전문 영문 매체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티가 보스토크 오일 프로젝트의 상업 수출을 시작했다. 첫 원유 물량은 빙해 운항이 가능한 유조선에 실려 북극해 항로를 통해 아시아로 운송되고 있다.

보스토크 오일은 로스네프티가 러시아 북부 북극권의 타이미르반도와 동시베리아 일대 여러 유전을 묶어 개발하는 대형 석유개발 프로젝트다. 생산된 원유를 북극해 항로를 통해 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금융정보기업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아카데믹 굽킨'과 파나막스급 '발렌틴 피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 보스토크 오일 프로젝트 가동을 공식 발표한 이후 이미 원유를 선적했다.

또 다른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블라디미르 모노마흐'와 '블라디미르 비노그라도프'도 수일 내 선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수출 규모는 하루 15만 배럴 수준이지만 로스네프티는 2030년까지 이를 하루 10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보스토크 오일 유전 지대는 타이미르반도와 동시베리아 지역의 13개가 넘는 유전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매장량은 약 510억 배럴로 추산된다.

러시아 연방 지하자원청에 따르면 이는 러시아 전체 확인 원유 매장량 2200억 배럴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스토크 오일 프로젝트의 생산 잠재력은 하루 200만 배럴로 평가된다.

이 같은 규모 때문에 보스토크 오일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최대 석유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러시아 정부도 사업 추진을 적극 지원했다. 이고리 세친 로스네프티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사업 추진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2조6000억 루블(약 42조 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확보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러시아에는 이와 비슷한 자원 기반을 가진 유전이 더는 남아 있지 않다"고 전했다.

보스토크 오일 프로젝트에 속한 북극권 유전들은 소련 시절 발견됐지만 1990년대 들어 사실상 개발이 중단됐다. 이후 로스네프티가 2019년 대규모 해외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2020년과 2021년 국제 원자재 거래업체 트라피구라와 비톨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보스토크 오일 지분을 각각 인수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BP를 비롯한 서방 투자자들은 보유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에서 철수했다.

서방의 제재와 자본 이탈로 로스네프티는 당초 원유 생산·수출 개시 계획을 수년간 연기해야 했다.

미 재무부는 2025년 1월 보스토크 오일 사업의 핵심 운영사인 'RN-반코르'를 제재 대상에 올리며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과 국제 거래 여건을 한층 더 제약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