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러 언론인 무라토프 "美특사들, 정치범 석방 나서야"

위트코프에 푸틴 면담 때 정치범 문제제기 촉구…"석방시켜 비행기 태워가라"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 공동 설립자 드미트리 무라토프.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전 편집장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사들을 향해 러시아 내 정치범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무라토프는 전날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내 정치범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러시아 내 정치범들인 연출가 젠야 베르코비치, 전 지방의회 의원 알렉세이 고리노프, 소아과 의사 나데즈다 부야노바, 색소폰 연주자 안드레이 샤바노프 등의 사진을 보여줬다. 또 수감 도중 숨진 피아니스트 파벨 쿠슈니르의 사진도 공개했다.

이들은 반전 내용을 담은 연극 연출과 전쟁 비판 발언, 소셜미디어의 전쟁 반대 게시물 등을 이유로 러시아군 관련 '허위정보 유포'나 '테러 정당화·선동'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감된 인사들이다.

무라토프는 변호인들의 말을 인용해 복역 중인 연출가 베르코비치의 현재 체중이 약 40㎏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베르코비치가 수감 이후 두 번째로 징벌 격리실에 수용됐다며, 당국이 제시한 사유는 머릿수건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고 침상을 정리하지 않았으며 교도관의 지시에 따라 손을 등 뒤로 돌리는 동작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았다는 것 등이었다고 설명했다.

무라토프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러시아 정치범 석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하면서, 언론인들에게도 이들의 사정을 널리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역할을 하고 있는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때 러시아 내 정치범들의 처우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트코프 특사는 이미 여덟 차례 이상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앞으로도 계속 오기를 바란다"며 "그가 돌아갈 때 비행기는 빈 채로 떠난다. 푸틴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그가 왜 정치범 몇 명을 석방해 자신과 함께 비행기에 태워 갈 수 있도록 요청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대표적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의 공동창립자이자 전 편집장으로, 표현의 자유 수호 활동을 인정받아 2021년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2023년 러시아 당국에 의해 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로 간주되는 '외국대리인'으로 지정됐고, 이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선 뒤 노바야 가제타 편집장직에서 물러났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