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벨라루스 관계 개선 시동…"제재 해제·정치범 석방 맞교환"

트럼프 특사-루카셴코 회담서 '중간 합의'…추가 석방·제재 완화 예고
2020년 대선 이후 극한 대립에서 변화 조짐…美 "직접 외교 성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2025.04.30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30년 넘게 장기 집권하고 있는 벨라루스와 세계 각지로 외교적 보폭을 넓히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그동안의 외교적 대립에서 벗어나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벨라루스 특사 존 콜은 이날 민스크 방문을 마친 뒤 벨라루스 정치범 25명이 석방됐으며, 미국은 그 대가로 벨라루스 기업 2곳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콜 특사는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외교에 대한 의지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지원해 준 리투아니아의 친구들에게도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벨라루스 관계를 계속 개선해 나갈 것이며, 가까운 시일 내 더 많은 사람들의 석방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벨라루스 측의 정치범 석방 대가로 도료업체 '라코크라스카'와 목재·제지 관련 국영기업체 '벨레스붐프롬'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예정이다.

콜 특사는 전날인 15일 민스크를 방문해 루카셴코 대통령과 협상을 벌였다.

콜 특사에 따르면 양국은 국제 문제와 양자 현안, 그 밖의 상호 관심 사안을 논의했으며 일종의 '중간 합의'에도 도달했다.

그는 양측이 "남은 현안 해결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면 추가적인 수감자 석방과 벨라루스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 해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벨라루스 관계는 그동안 루카셴코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권위주의적 통치, 인권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으로 경색돼 있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 집권 이후 30년 넘게 권력을 유지해 왔으며, 미국은 선거 부정과 야권·시민사회 탄압 등을 이유로 벨라루스 고위 인사와 국영기업 등에 제재를 부과해 왔다.

특히 미국 등 서방이 부정선거로 규정한 2020년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재집권한 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강경 진압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했다.

그러나 이번에 벨라루스의 정치범 석방과 미국의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화해 조치가 이뤄지면서 향후 양국 관계 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린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동맹국인 러시아의 경제·외교적 지원을 받아왔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