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우크라 평화협상, 몇 달 전보다 가까워지지 않아"
"외교적 해결 지연 책임은 서방에"…최근 중재 움직임에 신중론
트럼프 '에너지 휴전'엔 긍정적…러·우크라 합의 확인 안 해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현재 우크라이나 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몇 달 전보다 커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단이 러시아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잇달아 만난 뒤 평화협상 재개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정치·외교적 해결 전망이 몇 달 전보다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에 대한 책임은 바로 서방 국가들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객관적인 현실"이라고 부연했다.
랴브코프 차관의 발언은 2022년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 온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내세워 러시아를 약화하고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 한다며 이들이 오히려 평화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지난 5~6일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잇달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는 양국 방문 뒤 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가 참여하는 3자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은 오는 10월 러시아와 미국이 참여하는 3자 협상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러시아도 협상 재개 가능성에는 문을 열어두고 있다.
러시아가 혹한의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과 전력 공급에 필수적인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집중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러·우크라 간 '에너지 휴전' 구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모스크바와 키이우 간 에너지 휴전 성사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최대한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서 "그러나 발언이 실제 조치나 행동, 상대방의 전반적인 접근 방식 변화로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러시아도 똑같이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합의 대상에 어떤 시설이 포함되는지, 합의가 언제까지 적용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양측 간에 실제로 이 같은 합의가 성립됐다고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면 자국도 이에 상응해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합의를 준수할 의지가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매우 좋은 생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제 에너지 시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조선을 포함한 상선의 안전한 항행 보장과 러시아에 대한 '불법 제재' 해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격을 실시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힌 바 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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