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철도망 공격 대폭 강화…여객열차까지 잇단 피격

서방 고위인사 탑승 열차도 피격 위험
"우크라 기관차 500대 이상 파괴·손상"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인근에서 13일(현지시간) 소방관들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열차 객차에 물을 뿌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공습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철도 시설과 열차에 대한 공격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거의 매일 우크라이나 철도 운송망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서방 국가 고위 인사들이 탄 열차들이 피격될 뻔한 상황도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공사 우크르잘리즈니차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와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를 연결하는 노선을 운행하던 여객열차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공사 모니터링팀의 사전 경보 덕분에 열차 승무원과 승객들이 미리 대피하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폴란드 국경에서 약 2㎞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볼린주에서 바르샤바로 향하던 여객열차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불탔다.

당시 인근을 지나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등 서방 고위 인사들이 탑승한 민간열차와 외교열차도 피격 위험에 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한 뒤 폴란드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 전인 12일에도 러시아 드론이 볼린주 루츠크와 키이우주 파스티우의 철도 시설을 공격했고, 9일에는 북동부 하르키우주의 한 철도역과 주내 노선을 운행하던 열차가 러시아군의 샤헤드 드론 공격을 받아 6명이 다쳤다.

8일에도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에서 열차를 겨냥한 공격이 잇따랐다. 북동부 수미주에서는 러시아 드론이 통근열차를 공격해 10명이 부상했으며, 남부 지역의 드니프로-자포리자 노선 열차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승무원 1명이 숨졌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5일 2022년 전면전 발발 이후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기관차 500대 이상이 완전히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물류를 교란하기 위한 조직적인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체 기관차가 시급하다며 서방 동맹국들에 1천520㎜ 광궤 철도에서 운행할 수 있는 기관차나 이를 구매할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의 드론 공격은 그동안 주로 동남부 전선 인근 지역의 기관차와 철도 기반시설을 겨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여겨져 온 우크라이나 서부에서도 열차와 철도 기반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잇따르면서 위협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철도망은 전면전 발발 이후 영공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민간인 이동뿐 아니라 병력과 군수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핵심 교통망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철도 관련 시설이 1700곳을 넘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철도망이 서방에서 지원되는 무기와 군수물자, 병력을 수송하는 핵심 병참망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군수 물류 차단을 넘어 민간 열차와 철도 시설까지 공격하면서 주민 이동과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사회적 불안을 키워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