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 국민 900만명 해외 체류…대선 실시 어려워"
전시 대선 실시 요구 일축…계엄령상 선거 금지 규정도 거론
젤렌스키 대항마 페도로우 前국방은 전시 대선 촉구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시 대선 실시와 관련해 약 900만 명의 자국민이 해외에 나가 있어 선거 실시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2022년 개전 이후 발령된 계엄령으로 전시 선거가 금지돼 있는 점도 법적 제약 요인으로 들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공개된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900만 명이 해외에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며 "(전쟁 전) 통상 해외에서 투표한 사람은 약 50만 명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전쟁 전 약 50만 명 수준이던 해외 유권자가 현재 900만 명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재외 국민의 선거 참여를 제대로 보장하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또 계엄령이 시행되는 동안에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엄령이 선포되면서 선거가 중단된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5월 취임해 2024년 5월 5년의 정규 임기가 끝났지만 계엄령으로 대선이 실시되지 못하면서 대통령 직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은 후임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권한을 행사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수개월간 휴전이 지속될 경우 선거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기간을 투표 준비뿐 아니라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보탰다.
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이 해임한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지난달 전시 대선 실시를 촉구했을 때도 지나치게 위험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전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엄청난 위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선거를 치르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와도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파괴하고 싶다면 전쟁 중에 선거를 실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뒤 그의 정치적 경쟁자로 부상한 페도로우 전 장관은 지난달 중순 "장기전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전시 대선 실시를 촉구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정치인이 전시 선거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35세의 페도로우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군 개혁을 추진해 온 젊은 개혁파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드론을 활용한 전술을 적극 도입해 우크라이나의 대응력을 끌어올리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옛 소련식 군대 문화를 대표하는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갈등을 빚다 7월 중순 재직 6개월 만에 국방장관직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해임 이후에도 공세적인 정치 행보를 이어가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치적 경쟁자로 부상했다.
지난달 초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의 대선 1차 투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22.3%로 1위,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현 주영국 대사)은 21.4%로 2위, 페도로우는 13.1%로 3위를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결선투표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는 잘루즈니가 66.2%로 젤렌스키 대통령(33.8%)을 크게 앞섰고, 페도로우 역시 63.8%로 젤렌스키 대통령(36.2%)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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