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드론 우려에 발다이회의 소치→모스크바 옮겨"

FT 보도…"우크라 드론 사정권인 서부 도시 방문 피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6.9.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거세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표적인 외교정책 회의 장소를 소치에서 모스크바 인근으로 옮겼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연례회의는 이달 말부터 10월 초까지 모스크바 외곽에서 나흘간 개최된다. 발다이 클럽 회의는 크렘린궁의 외교정책을 제시하는 핵심 포럼이다.

회의에 초청된 120명은 당초 푸틴 대통령의 관저가 있는 흑해 휴양도시 소치로 초청장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장소가 모스크바 인근으로 변경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소식통 2명은 푸틴 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하는 당국의 요구로 회의 장소가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매체 아겐츠트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올여름 소치 인근 정유시설과 다른 흑해 휴양지를 공격했다. 관광철이 시작된 5월 이후 해당 지역에선 최소 19명이 숨지고 188명이 다쳤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초 열린 발다이 클럽 회의 이후 소치를 방문하지 않았다. 최근 2년 동안엔 해마다 소치를 단 두 차례씩만 찾았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전 해인 2021년 소치를 24차례 방문했던 행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고 FT는 전했다.

올해 발다이 클럽 회의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러시아의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 푸틴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막심 오레시킨을 비롯한 고위 관리가 발언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통상 회의 마지막 날 장시간에 걸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이번 장소 변경은 우크라이나의 중·장거리 드론이 푸틴 대통령의 신변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크렘린궁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로 자체 개발 기술을 활용하는 우크라이나는 자국에서 3000km 이상 떨어진 북극권 바로 남쪽 노비우렌고이까지 공격해 에너지·물류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

지난 11일엔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소치 국제공항 인근 정유시설이 타격을 받아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으며, 도시 상공엔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북부의 발다이호 관저에서 보냈다. 발다이 클럽이라는 명칭도 이곳에서 따왔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가 발다이 관저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오는 20일 의회 선거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늘리고 우랄산맥 동쪽도 여러 차례 방문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드론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러시아 서부 도시는 대부분 방문을 피하고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