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트럼프 '에너지 휴전' 구상 긍정 평가…제재 해제도 촉구(종합)

우크라는 "러 합의 준수 확신 못해"…FT "푸틴, 겨울 전 에너지 휴전 원치 않아"

사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 우크라이나는 아직 확정된 합의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제 에너지 시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유조선의 안전한 항행 보장과 러시아에 대한 '불법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폈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휴전 관련 게시물을 봤다"며 "전반적으로 매우 좋은 구상이고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유공장의 안전한 가동을 보장하고 석유제품 생산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세계 시장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요 문제는 석유제품을 세계 시장으로 내보내는 데 있다"며 "석유제품이 아무런 방해 없이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유조선의 안전한 상업 운항을 보장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정권은 아직 그러한 안전을 보장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유조선뿐 아니라 다른 국가 소유 선박들도 피해를 보고 있으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산 에너지 자원의 세계 시장 공급을 제한하는 제재를 '불법적 제한'이라고 비판하고 해제를 촉구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런 조치들이 이뤄져야 세계 시장에 석유제품 공급이 늘고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미국 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러시아도 똑같이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공개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전 세계 디젤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휴전' 합의 발표 직후 "러시아가 어떤 합의든 지킬 의지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파트너들이 러시아의 실질적 공격 중단을 보장한다면 우크라이나도 상응하는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휴전은 신뢰할 수 있고 장기적이며 실제로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표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합의를 지킬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수개월간 러시아에 에너지 시설과 항만 등 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 중단을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이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우크라이나 공격을 강화했다.

특히 FT는 복수의 러시아 측 소식통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겨울이 오기 전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에 합의할 뜻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혹한의 겨울철에 우크라이나의 전력·난방 기반 시설을 타격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높여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이튿날인 15일에도 서로 상대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