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아르메니아 가스 공급 열흘간 중단…'친서방 행보' 견제 관측
가스프롬 "정기 보수 작업"…아르메니아 총리 "러 가스 대안 모색"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자국 영토 내 가스관 정기 정비 및 보수 작업을 이유로 캅카스 지역의 옛 소련 국가 아르메니아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은 '북캅카스-자캅카스' 간선 가스관에서 보수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아르메니아에 대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 기간에도 "아르메니아 소비자들에 대한 가스 공급은 제한 없이 이뤄질 것"이라며 아르메니아 국내 비축분과 이란에서 추가로 공급받는 천연가스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친서방 노선을 본격화하며 러시아와 갈등을 겪고 있는 아르메니아에 대한 압박성 조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르메니아는 오랫동안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군사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와 경제협력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자국 내 러시아군 기지 주둔까지 허용하며 모스크바와 긴밀한 군사·경제·외교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0~2023년 이웃 숙적 아제르바이잔과의 잇따른 무력 충돌 과정에서 러시아와 CSTO가 기대했던 안보 지원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CSTO 참여를 중단하고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친서방 노선으로 기울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 5월 미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에는 EU 가입 절차 개시에 관한 법률을 채택한 뒤 유럽으로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자국 영향권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아르메니아산 화훼류와 농산물 등의 수입을 제한하는 한편, 특혜 가격에 제공해 온 석유·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르메니아가 EAEU 탈퇴를 결정할 경우 현재 적용되는 러시아산 가스 우대가격이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지난 11일 아르메니아가 러시아산 가스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히며 맞불을 놨다.
그는 "아르메니아에 대한 가스 공급가는 저렴하지 않다"며 "국경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가격 상승폭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아르메니아에서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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