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럽, 우크라에 유리한 구도 위해 협상 참여 시도…중재자 아냐"

외무차관 "서방·우크라 단일 대표단 일원일 뿐…러에 전략적 패배 안기려"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부 차관. 2025.7.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유럽 지도자들이 향후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나설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입지를 만들어주기 위해 직접 협상 과정에 참여하려 하고 있다고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차관이 1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갈루진 차관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테이블에 함께 앉기를 요구하는 데 대해 "향후 평화 합의 조건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키이우에 양적·질적 우위를 만들어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본질적으로 유럽은 중재자가 아니라 러시아에 맞서는 서방과 우크라이나 단일 대표단의 구성원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오늘날 유럽은 우크라이나 평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라며 "유럽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손을 빌려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겠다는 목표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키이우의 후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력·경제력·국제적 영향력을 장기적으로 약화하고, 러시아가 국제무대에서 주요 강대국으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훼손하려 한다는 주장이었다.

갈루진 차관은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된 이후 유럽 국가들이 전쟁 과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갈루진 차관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5∼6일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잇달아 방문해 각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뒤 종전 방안 조율을 위한 미·러·우크라이나 간 3자 협상 재개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앞서 8일 영국·프랑스·독일 등 이른바 '유럽 3개국'(E3) 정상의 국가안보보좌관들이 지난 6일 키이우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 미 특사단의 협상에 참석한 데 대해 "협상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더 크다. 미국과 달리 유럽은 이 전쟁이 끝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