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집중 공격에 러 곡물수출 흑해서 발트해로 대거 전환"

8~9월 선적분 발트항행 운송 요청 500만톤…흑해항행 600만톤에 육박
"발트 지역 항만 처리능력 한계…흑해·아조우해 물량 대체는 어려워"

지난 7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연안 흑해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튀르키예 소유·기니비사우 선적 곡물 운반선 '골든 레오'로부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7.20.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흑해와 아조우해를 통한 곡물 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면서 러시아 곡물 수출업체들이 발트해 항구로 물량을 대거 돌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흑해에서 상대국의 수출 터미널과 곡물 운반선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흑해 교역이 가장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노보로시스크와 투압세 등 흑해 항만으로 향하던 수출 곡물의 상당 부분을 발트해 연안에 자리한 북서부 레닌그라드주의 우스티루가항과 비소츠크항 등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지난 수출연도에 흑해와 아조우해 항구를 통해 곡물 4630만 톤을 수출했다. 이는 러시아 전체 해상 곡물 수출의 90%에 해당한다. 반면 러시아 발트해 항구를 통한 수출은 약 100만 톤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수출연도 들어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새 수출연도 들어 지난 8월 18일까지 러시아 발트해 항구로 철도를 이용해 곡물을 운송해 달라는 요청이 500만 톤에 달했다고 전했다. 대부분 8∼9월 선적 물량이다. 같은 기간 흑해 노보로시스크항과 투압세항으로의 철도 수송 요청 물량인 600만 톤에 근접한 규모다.

러시아 발트해 항구들의 곡물 처리능력은 연간 최대 700만 톤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들 항구의 처리능력만으로는 흑해와 아조우해 항구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러시아 수출업체들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발트3국(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의 항구 이용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무역업자들은 전했다. 9월부터 발트 지역을 통한 선적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발트3국의 관계가 악화했음에도 발트 국가를 경유한 러시아산 곡물 수출은 계속돼 왔다. 다만 분석가들에 따르면 발트국 경유 물량은 2년 전 250만 톤에서 지난 수출연도 약 100만 톤으로 줄었다.

러시아곡물연합의 아르카디 즐로쳅스키 회장은 이번 수출연도 러시아산 곡물의 발트 3국 경유 수출이 500만∼600만 톤에 달할 수 있으며, 에스토니아 항구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될 경우 최대 1000만 톤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발트 3국의 곡물 처리능력은 연간 1800만 톤을 웃돌지만, 이 시설들은 유럽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곡물도 함께 취급한다.

러시아의 발트해 연안 지역과 발트3국 경유 항로를 모두 이용하더라도 기존 흑해·아조우해 수출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러시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잇단 공격으로 러시아의 주요 곡물 수출 거점인 아조우·흑해 지역의 선적 능력 80% 이상이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농업 컨설팅업체 소베콘은 지난 8월 러시아의 밀 수출이 약 190만 톤에 그쳐 1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산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