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SCO서 9개국 정상과 연쇄회담…"러 고립론 불식 행보"

中·印 이어 이란·튀르키예·아르메니아 등과 회담…"중동·우크라 문제 논의"
미·이란 군사충돌 재개 속 페제시키안과도 회동…에르도안과는 새 곡물협정 논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3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6.08.31. ⓒ AFP=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모두 9차례의 별도 양자회담을 소화하며 광폭 외교 행보를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4년 6개월째 이어가며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와중에 SCO 정상회의를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지 않음을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은 SCO는 2001년 러시아와 중국이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창설한 다자 협의체다.

2017년 인도·파키스탄, 2023년 이란, 2024년 벨라루스가 추가 가입하면서 현재 회원국은 10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번 SCO 정상회의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리고 있으며, 1일 정상회의 본회의와 'SCO 플러스' 회의가 진행된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비슈케크 도착 직후부터 곧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잇따라 회담했다.

특히 시 주석과의 회담에선 정치·경제·에너지·물류·인적 교류 등에 걸친 양국 간 전방위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미국 주도의 서방 세력에 맞서 다극적 국제질서를 강조하는 두 나라가 상호 결속을 한층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1일에는 SCO 정상회의 주요 행사에 참석한 뒤 이란과 타지키스탄, 튀르키예, 몽골,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정상들과 잇달아 양자회담을 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열린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 2026.8.31 ⓒ 로이터=뉴스1

먼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정책 보좌관은 앞서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와 이란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회담의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미국과 이란이 약 한 달 만에 직접 군사 공격을 주고받으며 긴장이 다시 고조된 가운데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가 사태 해결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 뒤엔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이 잡혀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전으로 불안정이 고조된 흑해 정세와 우크라이나 사태, 양국 관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앙카라가 흑해 상황과 관련해 모스크바 및 키이우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새로운 곡물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단 장관은 최근 흑해의 긴장이 역내 안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여러 국가가 튀르키예에 긴장 완화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튀르키예가 중재하는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가 협상에 여전히 열려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튀르키예 측이 어떤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도 회담한다. 양측은 에너지, 교통, 교육, 러시아어 교육 확대 등 유망 협력 분야를 논의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뒤이어 최근 친서방 행보를 가속하며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시냔 총리와도 만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아르메니아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협력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게 러시아의 입장"이라며 "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AEU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로, 러시아 외에 벨라루스·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키르기스스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비슈케크 양자회담 일정은 SCO 정상회의 개최국 정상인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으로 마무리된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