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특사들과 전화통화…우크라 방문 일정 조율"

"위트코프·쿠슈너, 러시아 측 접촉도 준비"…미·러 재무장관도 우크라 평화안 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1.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및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들의 향후 우크라이나 방문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미국 특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중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을 이끌며 여러 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고위 당국자들을 만났지만, 아직 우크라이나는 방문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위트코프·쿠슈너와의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상세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협상팀 간 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며, 현재 (미 특사들의) 우크라이나 방문 날짜를 확정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특사들의 우크라이나 방문이 평화 해법을 마련하는 데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별도 연설에서도 미 특사들과의 통화 사실을 재차 언급하면서 "이들은 러시아 측과의 회담 및 접촉, 그리고 우크라이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 특사들이 무엇을 해낼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며, 9월에는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당초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연이어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둘러싼 교착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두 특사를 가까이 두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에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평화안을 논의했다는 보도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했다. 러시아 재무장관이 G20 재무장관 회의에 대면 참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의 참석은 의장국인 미국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G20 회의 계기에 베선트 장관과 별도 회담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 회담의 주요 의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베선트 장관은 실루아노프 장관에게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완화나 다른 사안에 대한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회담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이 전했다.

베선트 장관과 실루아노프 장관이 이번 회동에서 어떤 내용의 평화 계획에 대해 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측이 러시아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처음 공개한 28개항 평화안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양보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우크라이나 측에선 사실상 '항복 요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서방 당국자들이 진행한 일련의 협상을 거쳐 28개항 평화안은 20개항으로 수정·축소됐지만, 러시아가 이 변경안을 거부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로 진행된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3자 실무 협상은 지난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두 차례,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 열렸다. 당시 협상은 위트코프와 쿠슈너가 주도했다.

하지만 3월 초로 예정됐던 후속 협상은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연기됐고 아직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