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국장, 방러 때 '트럼프·푸틴·젤렌스키 3자 회담' 제안"
악시오스 "러 정보기관 통한 푸틴 설득 가능성 타진"…종전협상 재개 모색
美 당국, 젤렌스키에 랫클리프 방러 결과 설명…푸틴은 과거 3자회담 거부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러시아 방문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랫클리프 국장의 행보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협상 재개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미 정보기관 수장이 러·우크라 간 종전협상 중재에 직접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25일 비밀리에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측 정보기관 수장인 세르게이 나리시킨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을 만났다. FSB와 SVR은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으로 각각 국내 정보와 해외 정보 업무를 담당한다.
악시오스 소식통들은 랫클리프 국장의 방러 목적 가운데 하나가 러시아 정보기관 수장들이 푸틴 대통령을 설득해 미국이 중재하는 러·우크라 간 협상을 재개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종전협상 재개 방안 가운데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정상회담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어 지난 28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랫클리프 국장의 모스크바 회담 내용과 3자 정상회담 제안을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구체적인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에도 3자 정상회담 구상을 제기한 바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동의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거부해 왔다고 악시오스는 소개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27일 랫클리프 국장이 방러 기간에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을 만나 러시아의 군사·경제적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종전 합의를 체결하는 것이 낫다고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랫클리프 국장은 최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군인의 예상 생존시간이 35분도 안 되고 최근 1년 6개월 동안 러시아가 추가로 점령한 지역이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1%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며 종전협상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로 진행된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3자 실무 협상은 지난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두 차례,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 차례 등 모두 세 차례 열렸다. 당시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주도했다.
하지만 3월 초로 예정됐던 후속 협상은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연기됐고 아직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그동안 러시아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랫클리프 국장은 이들과 비교해 대러 강경파로 분류된다.
미국이 종전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지만 러시아 측의 전쟁 지속 의지가 여전히 강해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러시아는 현재 약 80%를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의 완전 장악과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제한, 친서방 지도부 교체 등 기존 전쟁 전쟁 목표 완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미 언론은 랫클리프 국장의 주요 방러 목적이 러시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이나 군사적 도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경고하고, 이란에 대한 군사·경제적 지원도 축소할 것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1년 11월 윌리엄 번스 당시 CIA 국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포기하라고 경고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무시하고 3개월 뒤 침공을 강행했다.
cj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