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점령지와 본토 사이 국경지대 없앤다…러시아화 가속

FSB "병합 절차 완료" 이유로 제시…검문소 철거 여부는 불분명

우크라이 내 점령지역과 러시아 본토 사이의 경계 (물방울 표시 오른쪽의 경계선). (위키피디아 자료 사진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와 자국 본토 사이에 설정해온 국경지대를 폐지할 방침이라고 러시아 독립매체 '아겐트스트보'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자체 입수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번 조치가 점령지역의 러시아화를 촉진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남부 보로네시주와 로스토프주에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및 도네츠크주와 맞닿은 국경지대가 폐지될 예정이다.

FSB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세워진 자칭 '루한스크인민공화국'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등의 러시아 편입 절차가 완료됐다는 점을 국경지대 폐지 이유로 들었다.

보로네시주는 루한스크주와, 로스토프주는 루한스크주 및 도네츠크주와 각각 접경하고 있다.

국경지대가 폐지되면 러시아 본토와 2022년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사이의 경계가 약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2022년 전면전 개시 이후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사이의 국경지대도 같은 이유로 폐지될 예정이다.

다만 국경지대 폐지가 러시아 본토와 점령지역 사이의 검문소 철거까지 의미하는지, 아니면 단순한 행정적 변경에 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아겐트스트보는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그동안 무기와 마약 등 불법 물품이 점령지역에서 본토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 국경 통제를 유지해 왔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의 러시아화를 가속하려는 크렘린궁의 일련의 정책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점령지역 주민들이 간소화된 절차를 통해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한시적 제도의 기한을 없애 사실상 상시화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대규모 러시아 여권 발급을 통해 점령지역에 대한 통제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25년 12월에는 점령지역 당국이 우크라이나인 소유 주택을 '소유자 없는 재산'으로 지정해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에도 서명했다.

러시아는 오는 9월 20일 실시하는 국가두마(하원) 선거를 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에서도 치를 예정이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