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전투기, 라트비아 상공서 또 드론 격추…동유럽 영공 비상

라트비아 "러시아 전자전 영향"…우크라 드론 무단 침범 빈발

라트비아 방위군 대원들이 14일(현지시간) 루가지에서 격추된 드론 잔해 수색 작전을 앞두고 집결해 있다. 2026.08.1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전투기들이 라트비아 영공에 침입한 드론을 격추했다고 나토 대변인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나토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라트비아 영공에 진입한 미확인 드론에 대응해 이탈리아 유로파이터 전투기 2대가 긴급 출격했음을 확인한다"고 발표했다.

대변인은 이어 "유로파이터 중 1대가 해당 드론을 추락시켰다"며 "튀르키예 F-16 전투기 2대도 함께 긴급 출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항공기는 나토 지휘하에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 사건에 관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라트비아 국방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외국 무인 항공기가 러시아의 전자전 영향으로 라트비아 발비 영공에 침입했다"며 "발트해 영공 방어 임무를 부여받은 나토 소속 전투기가 이를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군 당국 역시 같은 날 소셜미디어 성명을 통해 드론 침입 가능성에 대비해 핀란드만 동부 해상에 임시 영공·해상 통제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인구 약 190만 명의 나토 회원국 라트비아는 동쪽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과거 구소련 구성국으로 존속하다 1991년 독립한 라트비아는 러시아를 핵심 위협으로 인식하며 대러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다.

최근 몇 달 동안 라트비아를 비롯해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발트해 석유 시설을 겨냥해 날리는 드론 때문에 심각한 안보 우려를 느껴 왔다.

이들 드론이 러시아의 전자전 장비 사용으로 항로를 벗어나 발트국가들의 영공을 침범해 피해를 주거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영공을 의도적으로 열어준 것 아니냐며 자위권 발동을 언급하는 등 발트국들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러시아 쪽에서 날아온 우크라이나 무인기 2대가 라트비아 영공에 진입한 사건을 계기로 정치 위기가 발생했다. 안드리스 스프루츠 당시 국방장관은 군이 국가 안보를 보장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사임했고, 이후 라트비아 집권 연정도 붕괴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12일 회의에서 드론의 영공 침범 행위를 두고 러시아가 근본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이러한 행위가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으며 러시아가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