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눈 보러 가자"…유럽, 오늘 '세기의 일식'에 들썩

스페인 등 개기일식 경로에 관광객 몰려…관측용 안경 품귀
'40도' 폭염 속 대규모 인파 주의…산불 위험 ↑

스페인 북부 부르고스에서 개기일식 관측을 준비중인 과학자들. 2026.08.10 ⓒ AFP=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12일(현지시간) 유럽이 '세기의 일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개기일식이 펼쳐질 스페인에는 폭염에도 관광객이 대거 몰렸고 영국·프랑스에서도 관측용 안경 품절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AFP·로이터통신과 프랑스24·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그리니치 표준시(GMT) 기준 오후 5시(한국 시간 13일 오전 2시)부터 러시아 북극 지역을 시작으로 스페인, 그린란드, 아이슬란드를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서서히 진행된다.

유럽 대륙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하는 것은 1999년 이후 27년 만이다. 유럽 남서부 이베리아 반도가 개기일식 경로에 놓인 사례는 19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개기일식을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는 스페인에서는 일몰 직전인 현지 시간 오후 8시30분쯤 약 2분가량 태양이 완전히 사라진다. 영국· 아일랜드·프랑스·벨기에·스위스·이탈리아 북부 등에서도 태양이 최대 96% 가려진다.

일식 관측 명당인 스페인 북부와 발레아레스 제도 일대에는 이날 최대 600만 명의 방문객이 몰릴 전망이다. 평소 한적하던 스페인 북부 시골 마을은 갑자기 전 세계에서 온 외국인 관측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천문관. 2026.08.09 ⓒ 로이터=뉴스1
영국 런던의 일식 관측용 안경 판매상. 2026.08.11 ⓒ AFP=뉴스1

스페인 베나벤테의 관광 안내소 관계자는 "하루 50통씩 숙박, 관측 장소, 주차 등에 대한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이렇게 많이 몰려든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스페인은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35도를 웃돌고 북동부 일부는 40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보됐다. 스페인 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응급 대응 및 교통 관리 지원을 강화했다.

스페인 기상청(AEMET)은 가뭄으로 메마른 시골 지역에 개기일식을 보려는 대규모 인파와 차량이 몰릴 경우 산불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서유럽 전역에서 수천만 명이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 본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전역에서 관측용 안경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일부 상점은 가격을 대폭 인상하거나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스페인 부르고스를 찾은 한 캐나다인은 2024년 북미 개기일식을 회고하며 "하늘에서 신의 눈이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후안 크루즈 스페인 과학부 장관은 "오늘 밤 훌륭한 천체물리학자 세대가 탄생하길 기원한다.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2024년 4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 로이터=뉴스1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