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유럽 산불 복구비용 5조원…연간 EU 전체 산불피해 넘어

순수 산림 복구 비용 해당…농업·관광·대기·운송 피해 '눈덩이'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약 30㎞ 떨어진 생장딜락에서 산불이 숲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한 소방관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2026.07.26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올해 유럽의 산불 피해액이 30억 유로를 돌파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추산했다. 화재 시즌 첫 두 달간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는 유럽연합(EU) 전체의 연간 평균 피해액 25억 유로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올해 유럽에서 발생한 폭염과 산불은 두 달(6~7월) 동안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루마니아 등 주요국 산림 약 50만 헥타르를 태우면서 31억 유로(약 5조1000억 원) 규모의 복구 비용을 발생시켰다.

복구 비용은 산림 재조성과 유지 관리에 드는 평균 단가를 기준으로 산출되며, 국가별로 산림 유형과 나무의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와 가계, 기업은 재산과 농작물 피해, 관광업 타격을 집계 중이며, 향후 보험료 인상, 관광객 감소, 소방 장비 확충 등 추가 비용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에서는 최근에도 대형 산불 피해가 발생해 정부가 피해 조사와 지원에 나섰고, 독일과 루마니아에서는 가뭄으로 인해 라인강과 도나우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화물 운송 차질과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 사태까지 이어졌다.

헝가리의 유일 원전인 팍스 원전은 국내 전력의 절반을 공급하는데 가뭄에 따른 냉각수 부족으로 가동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이들 피해는 이번 추산치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의 기후경제학 전문가 사라 마이어는 "이번 산불 피해만으로도 과거 2011~2018년 산불로 인한 연간 국내총생산(GDP) 손실 평균치의 세 배를 넘어설 수 있다"며 "만약 도시까지 불길이 번지면 피해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지롱드 지역에서는 방산·항공 산업과 와인·굴 양식업,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사프란, 다소 항공, 아리안그룹 등 주요 기업이 생산을 중단했고, 관광업은 지역 GDP의 7%를 차지하는 만큼 장기적 충격이 예상된다. 현지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4만여 개 기업이 직접 손해를 입었고, 1만9500곳은 완전히 문을 닫았다.

스페인에서도 수도 마드리드 인근까지 불길이 번져 농가와 목초지가 피해를 보았으며, 농민단체는 1만8500헥타르의 '유용 토지'가 손실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불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병원 입원 증가 등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회적 비용도 많다고 지적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부 지원과 보험금 지급으로 재건 비용이 지출되면서 단기적으로 GDP가 오히려 상승할 거라는 예상도 있으나 마이어 전문가는 "파괴된 자본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일 뿐 진정한 성장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