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이주민 참사' 유럽 후폭풍…EU 긴급회의 소집

스페인 "SNS 허위정보가 대규모 월경 부추겨"

스페인 세우타 진입을 시도하는 이민자들. 2026.07.3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주민 참사의 여파로 유럽연합(EU)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스페인은 범죄조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허위정보를 퍼뜨려 수만 명의 집단 월경을 부추겼다고 비판한 가운데, 이번 사태의 사망자는 최소 72명으로 늘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세우타 정부 대표인 미겔 앙헬 페레스 트리아노는 기자들에게 "현재 확인된 최신 사망자 수는 72명"이라고 밝혔다. 종전 집계된 사망자는 67명이었다.

반면 모로코 내무부는 이날 별도 발표를 통해 세우타로 향하다 숨진 사람은 11명이라고 주장했다. 모로코 정부는 10명이 익사했고 1명은 바위에서 추락해 숨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약 6만 명의 이주민이 대부분 헤엄을 쳐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건너갔다. 세우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 월경으로 기록됐다.

현재는 대부분의 이주민이 48시간 안에 자발적으로 모로코로 돌아가면서 세우타 시내는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다만 일부 미성년 이주민들은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으며 스페인 본토로 이동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우타에서는 경찰과 군 병력이 순찰을 이어가는 가운데 구조대는 지중해로 이어지는 국경 장벽 주변 해역을 계속 수색하고 있다. 당국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길이 500m의 해상 차단막도 새로 설치했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대법원이 해상으로 입국한 이주민을 적법 절차 없이 즉시 송환할 수 없다고 판결한 이후 범죄조직이 이를 왜곡해 "세우타 국경이 사실상 열렸다"는 허위 소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뜨리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스페인이 모로코의 경쟁국인 알제리와 관계를 개선하자 모로코가 외교적 압박을 위해 국경 통제를 느슨하게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도 모로코가 국경 통제를 완화하면서 약 1만 명의 이주민이 세우타로 넘어온 바 있다.

이번 사태는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파장을 낳고 있다. EU 회원국 22개국은 공동서한을 통해 긴급 대응회의를 요구했으며, EU는 오는 4일 화상회의를 열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스페인과의 국경 자유 이동을 허용하는 솅겐 협정을 한 달간 한시적으로 중단했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일부 EU 국가들의 대응을 "이기적"이라고 비판했다.

교황 레오 14세도 이날 삼종기도에서 세우타 사태를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평화와 안정, 정의로운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