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고급식당서 폭탄 테러…러 공군총사령관 표적설(종합)
"총사령관 생일·취임 축하 파티 중 폭발"…3명 사망·21명 부상
고위인사 다수 참석 정황…'부차 학살 연루 의혹' 총사령관은 무사
- 유철종 전문위원,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이지예 객원기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도심의 한 고급 식당에서 1일 저녁(현지시간) 사제폭발물이 터져 방문객 등 3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독립매체 '메두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께 모스크바 쿠드린스카야 광장의 스탈린 양식 고층건물 1층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 '발치 로시' 입구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당초 식당 주방의 가스 설비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는 이후 사제폭발물이 터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테러위원회는 "식당 안으로 사제폭발물을 반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신원 미상의 여성과 그의 출입을 막은 경비원, 방문객 1명 등 3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양한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의 모든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와 작전·수색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수사당국은 '테러 행위' 혐의에 대한 형사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당시 발치 로시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가운데 비공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파티 도중 한 여성이 선물이 든 상자를 행사 주최 측에 전달하겠다며 식당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비원이 이를 제지했고, 곧이어 폭발이 일어났다.
신문은 폭발물을 운반한 여성이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크며, 폭발은 제3자가 원격으로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폭발물의 위력은 TNT 1㎏에 해당했으며, 파괴력을 높이기 위한 금속 구슬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텔레그램 채널들은 이번 테러의 표적이 당시 행사 주인공이었던 알렉산드르 차이코 러시아 항공우주군(공군) 총사령관이었다고 주장했다.
한 블로거가 공개한 사고 전 식당 내부 영상에는 "준비가 한창이다. 오늘 알렉산드르가 55세가 됐다"고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 5월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에 오른 차이코는 지난달 27일 55세 생일을 맞았다. 텔레그램 채널들은 차이코가 이날 생일과 새 직책 취임을 함께 축하하려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보안기관 관련 내부 소식을 주로 다루는 익명 텔레그램 채널 '브체카-오게페우'에 따르면 차이코의 생일 파티에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고위 관계자와 국방부 장성, 의원, 관리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행사 성격이나 테러 공격 표적 등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차이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2022년 초 러시아군 동부군관구 사령관으로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면으로 진격한 병력을 지휘했다. 이들 병력 일부는 키이우 북서쪽 도시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차이코가 부차와 키이우 인근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학살을 조직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러시아군이 부차에서 자행한 민간인 살해와 즉결처형 등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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