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4만명 스페인령 유입…유럽국들, 국경 강화 서둘러

북아프리카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 집단 이주민 쇄도
프랑스 "국경 검문 강화"…伊·핀란드 "스페인, 솅겐서 빼자"

30일(현지시간) 모로코 이민자들이 바다를 헤엄쳐 스페인의 국경 도시인 세우타에 도달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7.30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도시 세우타에 4만 명 넘는 이주민이 몰려드는 사태가 발생하자 유럽국들이 국경 통제를 서두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유럽 각국은 세우타에 대량으로 유입된 이주민이 스페인을 거쳐 자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국경 강화 조치에 나섰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세우타 국경 상황을 고려해 간밤 스페인 국경 검문을 즉시 강화하라고 지시했다"며 "철저한 검문을 위해 신속 국경개입대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스페인을 유럽 29개국이 구성한 솅겐 지역(상호 국경 검문을 철폐한 개방형 국경 관리 체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이탈리아의 주장에 동조했다.

마리 란타넨 핀란드 내무장관은 "스페인은 솅겐 국경을 침투로부터 보호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이런 상황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며 "국경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는 회원국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국경 방어를 위해 '특별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다며 스페인을 솅겐 지역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은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100만 명 넘는 이주민을 수용한 뒤 반이민 정서가 심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불법체류자 추방을 용이하게 하고 난민 관리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2026.06.30 ⓒ 로이터=뉴스1

스페인 정계에서도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 좌파 사회당 정권의 친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는 세우타 사태를 '침략'이라고 규정했다.

스페인 제1야당 야당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세우타 주민들이 도시가 점령당했다고 묘사하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조치가 충분히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현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며칠에 걸쳐 약 4만 명이 모로코에서 육·해상에서 불법으로 세우타 국경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국가안보부는 내무부 발표를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이주민 4만 9000명이 세우타에 유입됐다는 추산치를 웹사이트에 발표했다가 삭제했다.

스페인 당국은 국경 통제를 위해 세우타에 군대와 경찰을 급파했으나 밤사이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이주민 수천 명이 계속 밀려들었다. 대다수는 스페인 대법원 판결상 밀입국 적발 시에도 즉결 송환이 불가한 해상으로 헤엄쳐 들어오고 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