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중앙은행, 기준금리 3.75% 동결…"인플레 제한적이나 상승 대비"(종합)

英 6월 CPI 2.6%…베일리 "인플레이션 하락했으나 올해 후반 상승할 것"
미-이란 교전 재개 대비…"언제든 행동할 준비"

영란은행의 전경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이 30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불안정한 중동 정세에도 물가상승률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다만 향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에 대비했다.

블룸버그 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이날 6대 3으로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다. 휴 필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외부 위원인 메건 그린, 캐서린 만은 0.25% 인상을 주장했다. 필 이코노미스트와 그린은 지난달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지난해 12월 0.25%포인트(P) 인하한 후 다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영란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도 물가 상승 압박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간 2.6% 상승했다. 전월 기록인 2.8%에 0.2%P 하락했다.

통화정책위원회는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며, 에너지 충격이 임금 인상 요구나 다른 분야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아직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달 초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이 재개되면서 유가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인플레이션 둔화는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지난 24일부터 이란에 대한 공습을 중단했으나 이날 이란이 걸프 지역 미군기지를 공습한 후 엿새 만에 공습을 재개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했지만 중동 분쟁이 계속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높고 변동성이 큰 상태"라며 "이로 인해 올해 후반에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분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든 우리의 임무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인 데 그치도록 하고, 물가상승률이 다시 목표치인 2%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도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최근 몇 주간 에너지 가격이 크게 출렁인 상황을 고려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언제든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금리 동결을 지지한 대부분의 위원도 전쟁이 조기에 끝날 경우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중 두 명은 그런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란은행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세 가지 전망을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 3.2%까지 상승한 뒤 내년에는 영란은행의 목표치인 2% 안팎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중동 긴장이 더욱 고조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가스 가격도 60% 급등할 경우 인플레이션 2027년 2분기 4.5%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중동 분쟁이 조기에 해결될 경우에는 물가상승률이 3%에서 정점을 찍고 2차 파급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오는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을 낮췄다. 금리스와프 시장은 금리 결정 전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 정도 반영하고 있었으나 결정 후에는 40% 정도로 반영하고 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