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교회 수장, 우크라전 정당화 책 출간…"러시아엔 승리 의무"

"빛의 편이 승리"…우크라전을 나치즘 맞선 2차대전 연장으로도 규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 2023.11.5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책을 출간했다고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키릴 총대주교의 신간 '전쟁―가시적 원인과 결과 너머'가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출판부에서 출간됐다.

출판사는 이 책이 '전쟁의 형이상학'을 다루며 키릴 총대주교가 희생정신과 위업, 애국심, 승리 등의 개념을 '특별한 영적 관점'에서 살펴본다고 소개했다.

이어 "총대주교는 전쟁의 속죄적 의미와 결과, 러시아의 형이상학적 경계와 목표에 관해 말하고 전쟁의 인종적 측면도 다룬다"며 "세상의 모든 것은 선과 악의 충돌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전쟁의 결과는 신이 결정하며, 빛의 편에 선 자가 승리한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또 "지상에서 우리의 소명은 주님의 전사가 돼 악에 맞서고 높은 도덕적 이상을 수호하는 것"이라는 책 내용을 소개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책에서 "러시아 민족에겐 승리자가 돼야 한다는 역사적 의무를 외면하지 않을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의 전쟁 수행과 승리를 종교적으로 정당화했다.

동방정교회 계열인 러시아 정교회 수장 키릴 총대주교는 그동안 각종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거듭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러시아가 1945년 봄 위대한 승리를 거뒀지만 나치즘이라는 악을 완전히 뿌리 뽑지는 못했던 미완의 전쟁의 연속"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전이 러시아가 나치즘에 맞서 싸운 제2차 세계대전 대독전의 연장이며, 소위 우크라이나의 신나치주의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러시아 정부의 주장을 종교적 관점에서 뒷받침한 것이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