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 피격' 이란, 우크라 흑해항구 미사일 타격 검토했다
이란·우크라 외교 접촉으로 충돌 일단 봉합…이란 강경파 "굴욕" 반발
- 최종일 선임기자,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이정환 기자 = 이란이 카스피해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자국 화물선이 피해를 입은 데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를 탄도미사일로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양측 간 외교 접촉 이후 당장은 긴장이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지난 25일 카스피해에서 이란 상선을 공격해 민간 선원 1명이 사망한 이후 이란 내에서 보복 방안이 논의됐다고 이란과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란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우크라이나의 목표물을 겨냥해 소형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공격 대상으로는 흑해 연안 항구가 거론됐으며, 일부 관계자들은 이를 상징적 성격의 보복 타격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이란이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중대한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란이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범위를 확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공격과 관련해 "유엔 헌장을 위반한 행위이며 응답 없이 넘어갈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아라그치 장관은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시비하 장관은 통화에서 이란 화물선 공격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통화 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란 역시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 국민과 이익에 대한 어떠한 침해도 용납할 수 없으며,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완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둘러싼 이란 내 강경파의 반발은 이날 이란 매체들의 보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란 강경파 정치세력 파이다리 전선과 연계된 라자뉴스는 29일(현지시간) 카스피해에서 발생한 이란 선박 공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의 "고의가 아니었다"는 해명을 받아들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라자뉴스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카스피해에서 장거리 타격으로 매우 강력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힌 발언을 인용하며 "적국의 최고 지도자가 명백히 책임을 인정하고 이를 자랑스러워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라자뉴스는 아라그치 장관을 향해 "1000㎞가 넘는 거리에서 수행된 복잡한 군사 작전을 어떻게 고의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이런 터무니없는 변명을 받아들이는 것은 이란 국민의 지성에 대한 모독이자 이번 침략으로 숨진 선원의 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더 비극적인 점은 외교 당국이 단호하고 후회하게 만들 대응 대신 손해 배상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 정부가 자국 시민의 죽음에 대해 이처럼 약하고 굴욕적인 반응을 보이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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