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SK하닉·TSMC 쏠림 점검…"AI 반도체 폭락 전염 위험"
런던 투자은행 프라임브로커리지 조사 착수…헤지펀드 레버리지 투자 집중
"소수 AI 종목에 익스포저 과도"…은행 유동성 규제 강화 검토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한국 SK하이닉스(000660)와 대만 TSMC 등 아시아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쏠림이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해 조사에 착수했다.
영란은행 산하 건전성감독청(PRA)이 런던에서 영업하는 투자은행들의 프라임브로커리지(prime brokerage) 사업을 점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프라임브로커리지는 투자은행이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거래를 중개하는 것은 물론 공매도용 주식을 빌려주고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AI 투자 열풍으로 헤지펀드들의 레버리지 거래가 급증하면서 투자은행의 위험 노출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 영란은행의 판단이다.
FT에 따르면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런던 법인을 통해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아시아 주식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AI 열풍으로 SK하이닉스와 대만 TSMC, 중국 캄브리콘 등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고객 보유 자산 가치가 커졌고, 이를 담보로 한 차입과 레버리지 투자도 빠르게 늘어났다.
최근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CXMT가 27일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뒤 첫 거래일 주가가 466% 폭등한 것도 AI 관련 투자 과열 사례로 거론됐다.
하지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8일 15% 폭락한 데 이어 29일 오후에도 12% 낙폭을 그리고 있다. FT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에서 주가가 급락하면 헤지펀드가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 있고, 자금을 댄 투자은행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은 특히 프라임브로커들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소수의 AI 관련 종목에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FT는 전했다.
또 일부 헤지펀드가 옵션을 활용해 높은 레버리지로 아시아 증시에 투자하거나, 위기 시 자금 회수 속도가 빠른 아시아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활용해 거래 규모를 키우고 있는지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라 영란은행은 은행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들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거나 감독당국이 업계 전반에 경고 메시지를 낼 수 있다. 특정 은행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시장 급락이나 대형 고객 부도에 대비해 더 많은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도록 요구하는 등 감독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FT는 예상했다.
투자은행들은 AI 관련 투자 자금 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FT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의 아시아 사업 수익이 올해 유럽 사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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