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드론 위협에 해군의 날 해상퍼레이드 2년 연속 취소

푸틴, 해상 사열 대신 해군성서 연설…상트페테르부르크 인터넷도 통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7월 28일 (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해군의 날 기념 퍼레이드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알렉산드르 모이세예프 해군 사령관과 참관하고 있다. 2024.07.29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을 우려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례 해군의 날 해상 군사퍼레이드를 2년 연속 취소했다고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본토 주요 도시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보안 우려를 이유로 26일 예정됐던 해군의 날 기념 해상 군사퍼레이드를 취소했다. 통상 퍼레이드 행사의 하나인 함대 사열식에 참석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해군 본부인 해군성에서 장병들을 상대로 연설했다.

해군의 날은 러시아에서 매년 7월 마지막 일요일에 기념하는 국가 기념일이다. 2017년부터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트함대와 흑해함대, 북방함대, 태평양함대 등 러시아 4대 함대 소속 전투함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해상 퍼레이드가 열려 왔다.

푸틴 대통령은 대규모 해군 퍼레이드가 정례화된 2017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해상 퍼레이드 함대 사열식에 직접 참석했다. 하지만 퍼레이드는 보안상의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민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방문과 맞물려 시내 곳곳에서 대규모 인터넷 접속 장애도 발생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당국이 통신을 제한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개막에 맞춰 이 도시와 인근 지역을 대규모 드론으로 공격했다. 당시 석유터미널 등 에너지 시설이 타격을 받고 공항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포럼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보다 약 한 달 전인 5월 초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군사퍼레이드도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100㎞ 떨어져 있고 도시 주변에 방공망이 집중돼 있어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는 일이 드물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드론의 비행거리가 최대 3000㎞까지 늘어나고 타격 정밀도도 높아지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장거리 공격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4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와 인근 레닌그라드주에 있는 러시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했다. 당시 물류창고에 불이 나 짙은 연기가 치솟았으며, 현지 풀코보 공항의 항공편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