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된 방산기업들…첨단전쟁 양상에 스타트업 사냥 중

FT "록히드마틴 등 올해 들어서만 6조원 규모 벤처투자"
"기존 무기 플랫폼과 새로운 기술 결합 필요성"

지난해 10월1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다. 2022.10.17 ⓒ 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계 주요 방산 대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군사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며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드론과 자율 시스템이 전장을 바꾸는 가운데, 전통적인 방산 기업들이 벤처캐피털처럼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타트업 및 벤처 투자 데이터 전문 수집·분석 플랫폼인 딜룸 집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 BAE 시스템스 등 이른바 '디펜스 프라임(방산 대기업)'은 올해 들어서만 41억 달러(약 6조 원) 규모의 벤처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PJT 투자은행의 그웬 빌론 파트너는 "최근 분쟁은 기존 무기 플랫폼과 새로운 파괴적 기술이 공존하는 현대적 전쟁 양식의 필요성을 보여줬다"며 "신규 방산 기술은 지속될 것이며, 방산 대기업들은 이런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영국 런던 외곽 판버러에서 열린 에어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졌다. 참가 기업 1636곳 중 절반이 방산 분야였으며, 금융권 인사 650여 명이 몰려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투자자와 은행가, 펀드 관계자들이 스타트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했다.

독일 드론 제조업체 퀀텀 시스템스는 에어버스 등 투자자들의 참여로 12억 달러를 신규 조달하며 기업가치 80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영국 해양 방산 기업 크라켄 테크놀로지는 라인메탈 등 투자자들의 참여로 1억7500만 달러를 유치, 기업가치 10억 달러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세계 주요 방산 대기업 13곳(에어버스·보잉 제외)은 2021~2026년 사이 내부 연구개발(R&D) 지출을 25% 이상 늘려 116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BAE 시스템스는 최근 레이크스타와 익스페디션스가 운영하는 두 개의 방산 스타트업 펀드에 5000만 유로를 투자했다.

록히드마틴은 영국·유럽 스타트업에 최소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스타트업 투자 부문을 4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록히드마틴 최고운영책임자(COO) 프랭크 세인트 존은 "유럽에는 아직 활용되지 않은 잠재력이 있다"며 "이 정원을 물 주듯 키워내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스 방산 기술 기업 탈레스는 해양 로보틱스 및 내비게이션 전문 기업 엑세일 테크놀로지스를 39억 유로에 인수했으며, 같은 날 록히드마틴은 어드벤트 사모펀드가 보유한 해군 기술 기업 울트라 마리타임을 34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에어버스는 독일 방산·우주 부문을 통해 민군 겸용 기술을 겨냥한 신규 펀드(E2D)에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다. 목표 규모는 5억 유로이며, 공중·해양·우주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