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우크라 국방장관 해임 반대 시위 닷새째…전쟁 이래 최장
국방장관과 충돌한 총사령관 사임 압박도 ↑…젤렌스키 결단 내리나
- 김지완 기자,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에서 개혁 성향인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해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대한 난제에 직면했다. 이번 시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발생한 시위 중 가장 길게 이어진 시위다.
AFP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는 닷새째를 맞은 시위가 다시 열려 수백 명이 다시 모여 임시로 만든 골판지 피켓을 두드리며 우크라이나 국가를 불렀다.
참가 인원은 18~19일 이어진 러시아의 공격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시위에 참여한 아나스타시아 스타로두브체바(25)는 "무언가 변화가 생길 때까지" 머물겠다고 말했다.
남편을 잃은 스타로두브체바는 알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사임을 요구하며 그가 남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6일 개각을 단행하며 다수 장관을 유임시키면서도 페도로우는 해임했다.
페도로우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군 개혁을 추진해 온 젊은 개혁파로, 옛 소련식 군 지휘부를 대표하는 시르스키와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지지자들은 페도로우가 드론 구매를 늘리고 러시아군의 스타링크 무단 사용을 차단해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세운 전과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페도로우도 해임된 다음 날인 기자회견에서 시르스키가 개혁 노력을 가로막고 부패를 용인하고 있다면서 그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자신의 해임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며칠 동안 군 지휘부와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20일 시르스키의 해임, 페도로우의 복귀 여부 결정이 이날은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르스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자신은 전쟁 승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를 해임해야 한다는 압박은 더 거세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인 솔로미야 보브로우스카는 시르스키의 후임자를 논의하는 회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 산하 정치 분석가인 아나톨리 옥티시우크는 시르스키는 "상황의 인질이 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시르스키를 그 자리에 더 오래 두면 둘수록 사회적·정치적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브로우스카 의원도 "거리의 분위기가 점점 건강하지 않게 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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