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창문 뜯겨 빨려나갈 뻔한 승객…아내가 전한 공포의 순간
"승객들이 옆자리 남편 붙잡고 매달려…중상 입고 치료중"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지난주 유럽의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 여객기에서 비행 중 창문이 뜯겨 세르비아 출신 승객 1명이 기체 밖으로 빨려 나가 추락할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의 아내는 안전벨트에 매달린 채 창밖으로 상반신이 나온 남편을 다른 승객들과 필사적으로 붙잡은 끝에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스베틀라나 막시모비치와 남편 류비사 카로비치(61)는 지난 10일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독일 멤밍겐으로 향하던 보잉 737-800 라이언에어 여객기에 탑승했다.
창가 좌석에 앉은 카로비치는 편안한 상태로 잠에 들었지만, 출발 40분 만에 갑자기 타이어가 터지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막시모비치는 몇 초 뒤 남편이 파손된 객실 창문 밖으로 빨려 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막시모비치는 "평생 그렇게 큰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남편의 몸 일부가 창문 밖으로 빠져나가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그는 남편의 머리와 오른팔이 창밖으로 매달려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막시보비치는 남편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이 그의 왼팔을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었으며, 다른 승객까지 와서 도와준 뒤에야 남편을 다시 기내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남편을 돕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막시모비치는 남편에게 산소마스크를 씌워줬고, 다른 승객이 막시모비치가 쓸 산소마스크를 건넸다.
막시모비치는 "남편의 얼굴은 완전히 흉측해졌고, 온통 피투성이였으며 눈, 코, 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며 남편이 여전히 회복을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로비치는 현재 테살로니키의 한 병원에서 목과 팔의 중상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막시모비치는 "사고 후유증은 남편과 나 모두에게 고스란히 남아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지, 치료가 얼마나 걸리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언론은 이번 사고가 비행 초기에 여객기 엔진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 창문을 강타해 깨뜨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라이언에어는 사고 당시 성명을 통해 "비행 중 객실 창문이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해 여객기가 이륙 직후 테살로니키로 회항했다. 여객기는 정상적으로 착륙했으며 승객들은 여객 터미널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보잉 측은 이번 사고의 관할 당국인 북마케도니아 정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유럽연합항공안전청(EASA)도 이번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2018년 4월 미국 뉴욕에서 댈러스로 향하던 보잉 737기종 사우스웨스턴 항공 1380편에서도 엔진 파편 충돌로 객실 창문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승객 1명이 동체 밖으로 빨려 나갔다가 안으로 다시 끌려왔지만, 결국 숨졌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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