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의회, 총리 사임안 가결…젤렌스키 내각 개편 본격화(종합)

에너지 기업 수장 코레츠키 등 후임 총리 거론…"이번 주 후반 임명 예정"

율리야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이 지난 2023년 6월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스비리덴코 부총리는 2025년 7월 14일 총리로 지명됐다. 2025.7.1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 의회가 14일(현지시간) 율리야 스비리덴코 총리의 사임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스비리덴코 내각이 총사퇴하고 정부 개편 절차가 시작됐다.

로이터 통신과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날 스비리덴코 총리의 사임안을 찬성 258표, 반대 1표, 기권 5표로 통과시켰다. 의원 47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총리 사임으로 내각 전체가 사퇴하게 됐으며, 각료들은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직무대행으로 업무를 이어간다.

스비리덴코 총리의 사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대적인 내각 개편을 예고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정치 전략과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스비리덴코 총리의 업무에 감사를 표하면서 "핵심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새롭고 중요한 분야를 이끌어 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직책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비리덴코가 차기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로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스비리덴코가 아직 해당 직책을 수락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비리덴코는 2021년 11월부터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을 지내다, 지난해 7월 총리에 취임해 약 1년간 내각을 이끌었다.

스비리덴코 내각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 첫 번째 클러스터(단계) 개시와 900억유로(약 153조원) 규모의 대출 패키지 확보 등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또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1인당 1천흐리우냐(약 3만5000원)를 일회성으로 지급하는 등 사회정책에도 주력했다.

그러나 스비리덴코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고위 당국자들이 연루된 대형 부패 스캔들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스캔들에 연루된 장관 2명은 해임됐다.

일부 의원들은 그의 업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총리 교체의 명확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치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스비리덴코가 의회와 원활한 업무 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 교체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스비리덴코는 여당 내부에서도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일부 영향력 있는 의원들과 긴장 관계에 있었다"며 유럽 통합과 관련된 주요 법안들도 의회에서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스비리덴코 총리의 후임으로는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스의 세르히 코레츠키 최고경영자(CEO)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데니스 슈미할 전 총리와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 등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개각 예정 발표를 전후해 이들과 잇달아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새 총리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가능하면 새 내각 전체를 함께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 총리가 임명되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각료들을 다시 임명해야 한다.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을 제외한 장관 후보는 총리가 추천하며, 외무장관과 국방장관 후보 지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현지 언론은 여러 부처 장관의 교체가 검토되고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교체할지도 주요 관심사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장관이 국방장관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