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격에 러 정유량 21년만에 최저…주유소 홀짝제 진풍경

블룸버그 "정유시설 가동중단에 7월 정유량, 전년비 4분의 1 감소"
원유 생산량 자체도 급감…에너지난에 최소 8개 지역서 주유 홀짝제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모스크바 동남부 카포트냐 지역의 대형 정유공장에 불이 난 모습. 2026.06.18 .ⓒ 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의 정유량이 2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러시아 정유공장의 하루 평균 원유 처리량은 391만 배럴로, 2005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하루 평균 정유량보다 140만 배럴 이상 감소한 규모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원자재·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에너지애스펙츠(Energy Aspects)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EA애널리틱스가 집계한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일 익명의 분석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전체 정유능력의 20∼40%가 가동 중단 상태에 놓인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산유국 러시아의 정유량뿐 아니라 원유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의 6월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892만 8000배럴로 떨어졌으며, 이는 202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5월부터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대폭 강화했다. 이후 러시아 최대 규모인 서시베리아 옴스크 정유공장을 포함한 약 10개 주요 정유공장들이 잇따라 공격받아 크고 작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옴스크 정유공장을 비롯한 여러 정유시설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정유공장과 석유 저장시설 등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러시아 전역으로 연료 부족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러시아 대부분 지역에서 지방 당국이나 연료 판매업체들이 1인당 판매량 제한과 특정 유종 판매 중단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운전자들이 주유를 수시간에서 하루 이상 기다리고 있으며, 시베리아 자바이칼주에서는 대기 시간이 최대 사흘에 이른다는 증언도 나왔다.

차량 번호에 따라 주유 가능 날짜를 제한하는 휘발유 홀짝제를 도입한 러시아 지역과 도시도 8곳으로 늘었다.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의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주지사는 전날 "오는 15일부터 휘발유 홀짝제 주유를 시행한다"며 "차량 번호의 첫 번째 숫자가 짝수인 차량은 짝수 날짜에, 홀수인 차량은 홀수 날짜에 주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조치가 주유소 대기 행렬을 줄이고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부터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이러한 방식이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러시아에서는 오룔주와 니즈니노브고로드주, 프스코프주, 리페츠크주, 키로프주를 비롯해 모르도비야 공화국과 아스트라한시 등 최소 7개 지역·도시가 차량 번호에 따른 홀짝제 연료 판매를 도입했다. 쿠르스크주가 15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면 적용 지역은 모두 8곳으로 늘어난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