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폭탄 테러' 용의자는 39세 우크라 여성…인터폴 적색수배
남성으로 위장해 재벌 일가 노려…피해자 아내 두 다리 잃는 중상
우크라 제재받은 재벌, 아들 사기 범죄 연루…'범죄조직 암투'에 무게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계 부호들의 안전지대로 불리는 모나코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의 유력 용의자가 우크라이나 국적의 39세 여성으로 특정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3일(현지시간) 아나스타시야 베레조우스카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공개 수배하고 최고 단계 경보인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베레조우스카는 범행 당시 남성으로 위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그는 프랑스를 거쳐 독일 등지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돼 유럽 경찰이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은 지난 6월 29일 저녁 9시경 모나코의 한 고급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베레조우스카로 추정되는 인물이 건물 입구에 배낭을 두고 사라진 직후, 집으로 돌아오던 우크라이나 출신 자산가 바딤 예르몰라예우(58) 일가를 겨냥해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이 폭발로 예르몰라예우는 중상을 입었다. 그와 사실혼 관계인 안나 나소비나(46)는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할 만큼 치명상을 입었다. 함께 있던 13세 아들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테러의 표적이 된 예르몰라예우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출신의 부동산 개발업자다. 재산이 약 2억2500만 달러(약 3444억 원)에 달하는 신흥 재벌이다.
그는 2019년 우크라이나 국적을 포기하고 키프로스 국적을 취득했으며,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에서 주류 사업을 벌인 혐의로 2023년 우크라이나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 당국과 소식통들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 암살보다는 범죄 조직 간의 이해 다툼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예르몰라예우의 아들인 아르투르가 유럽 전역에서 1억 유로 규모의 금융 사기를 벌인 콜센터 사기 조직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에스토니아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 테러가 사기 범죄 수익 배분이나 조직 간의 보복과 연관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용의자 베레조우스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며 범죄 조직과 연계된 인물로 알려졌다. 인터폴에 따르면 그는 어두운색 머리에 오른팔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뱀 모양으로 추정되는 문신을 하고 있으며 독일어를 구사한다.
그는 범행 며칠 전부터 현장 주변을 맴돌며 사전 답사를 하고, 위조 신분으로 경찰서에서 차량을 찾아가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포착됐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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