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유력 후보' 버넘 "북부에 총리실 설립…역대 최대 지방분권 추진"
출마 연설에서 '권력 분산' 강조…"쇠락 지역 재생·재산업화 추진"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영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앤디 버넘 하원의원이 29일(현지시간) 총리 후보 출마 연설에서 북부 맨체스터에 별도의 총리실을 설치해 지방 분권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가디언, BBC에 따르면 버넘 의원은 이날 맨체스터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매우 직접적으로 말하겠다. 중앙정부가 지방과 국가로의 권력 이양에 맞서 싸우던 시대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며 북부 지역을 관할하는 총리실인 '북부 10번지'(No 10 North)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기존의 웨스트민스터(영국 중앙정치) 시스템은 고장 났다"고 선언한 버넘은 권력을 전국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영국에 필요한 전환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 설립될 총리실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권력 균형 재조정을 감독할 것"이라고 덧붙였했다.
버넘의 구상에서 북부 총리실은 필수 공공재(수도·에너지·주거)의 공공 소유 확대, 쇠락한 지역의 재산업화, 소외 지역의 마을 재생이라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버넘은 새로운 총리실이 "개조된 영국의 신경 중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지역에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이 부여될지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으나, 수도, 에너지, 교통 등 "필수 서비스에 대한 더 큰 공적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버넘은 "성장은 위에서 아래로 명령하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아래에서 위로 육성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권력을 더 깊은 곳으로 내려보냄으로써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지방 분권을 확대할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넘은 지난 22일 자진 사임을 발표한 스타머 총리의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된다. 영국 집권 노동당은 7월 중순부터 새 대표 겸 총리 선출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는데 버넘의 독주가 확실시되고 있다. 버넘이 노동당 단독 후보로 남을 경우 이르면 오는 7월 20일 총리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넘은 노동당의 텃밭인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을 3연임하며 '북부의 왕'이라고 불려 온 인물이다. 당내 온건 좌파로 분류되는 그는 민간 투자와 개발을 증진하되 공공 부문의 정부 통제를 강화하는 '기업 친화적 사회주의'를 추구한다.
버넘은 이날 차기 정부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정치 연설로는 이례적으로 연설이 끝난 뒤 질문을 받지 않았다.
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어드녹 대표는 버넘의 지방 분권 구상을 두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싶어 한다"고 비판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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