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유럽 폭염에 학교·관광지 운영 차질

루브르·에펠탑 단축 운영…英도 이례적 '적색' 폭염 경보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한 여성이 물을 뿌리는 호스 앞에 서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1947년 기상 관측 시작 이후 가장 더운 날이 기록됐다. 유럽 전역에서 이른 폭염으로 학교와 관광지, 철도 운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프랑스는 이날 프랑스의 전국 기온 지표가 잠정치 기준 29.8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낮과 밤 기온을 전국 30개 관측소 기준으로 평균한 수치로서 2019년 7월 25일과 2003년 8월 5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 29.4도를 넘어선 것이다.

프랑스에선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도 전국 기온 지표가 21.6도를 기록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밤을 보냈다.

폭염은 프랑스 시민들의 일상을 흔들고 있다. 파리 대표 관광지인 에펠탑은 이날 오후 4시 조기 폐장했으며 24일에도 단축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루브르박물관도 "폭염으로 근무 여건이 악화했다"며 24~27일 운영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폭염의 여파로 1800개 학교가 문을 닫고 8000개 학교가 수업을 단축했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지난 18일 이후 더위를 피해 물가를 찾은 시민 가운데 40명이 익사했다며 이를 "비극적 재앙"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프랑스 북서부 렌에선 이날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았고, 일부 지역은 4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한 주민은 폭염을 "지옥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고 AFP가 전했다.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프랑스 주택 3채 중 1채는 극심한 더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

영국도 기록적 폭염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 기상청은 24~25일 런던과 버밍엄을 포함한 잉글랜드 중부·남부 일부 지역에 이례적으로 '적색' 극한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영국에서 적색 폭염 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영국 기상청은 2022년 7월 18~19일 사상 처음으로 적색 극한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당시 링컨셔 코닝스비에선 기온이 40.3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40도를 넘었다.

영국 기상청은 이날 남부 잉글랜드 기온이 37도까지 올라 1976년 세워진 6월 최고기온 기록 35.6도를 깰 수 있다고 전망했다. 24~25일엔 기온이 40도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영국에선 최소 300개 학교가 단축 수업 또는 휴교를 계획했고, 철도 당국은 승객들에게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이동하라"고 권고했다. 런던과 파리를 잇는 유로스타도 '악천후'를 이유로 이번 주 열차 6편을 취소했다.

스페인 대부분 지역에도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밀라노 등 15개 도시에 최고 단계인 '적색'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폴란드와 크로아티아, 헝가리도 일부 지역에 폭염 경보를 발령 중이다.

이번 폭염으로 농업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최대 곡물 생산국인 프랑스에선 "폭염과 건조한 날씨로 옥수수와 밀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화재 위험 때문에 오후 수확이 금지됐고, 축산 농가에선 닭 폐사와 우유 생산 감소 피해도 보고됐다.

과학자들은 "반복되는 폭염이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의 뚜렷한 신호"라며 "앞으로 더 자주, 더 길게,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