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판 폭스뉴스'에 佛정부 칼뺐다…"반이민 편파보도 시정해"

미디어규제당국 "'이민=폭력·범죄' 인과관계 상정…다른 해석 여지 안남겨"
'극우 돌풍' 대선 1년 앞두고 주목…CNews "언론 편집의 자유 과도한 제한"

프랑스 반이민 우파 성향 뉴스채널 CNews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프랑스 미디어 규제 당국이 15일(현지시간) '편파 보도 금지법'에 따라 반이민 우파 성향 뉴스채널 CNews에 시정 조치를 명령했다.

로이터·AFP통신,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방송통신규제위원회(아르콤)은 이날 CNews에 "향후 사상과 의견 흐름의 다원적 표현 요건을 준수하라"고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억만장자 뱅상 볼로레가 소유한 CNews는 이민과 치안 문제를 끊임없이 보도하며 반대파로부터 미국의 우파 성향 보도채널 '폭스뉴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르콤은 결정문에서 168시간 분량의 방송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4분의 3에 달하는 구간"에서 패널 참가자들이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동일한 관점만을 옹호했으며, 간혹 반대 의견이 등장하더라도 "대개 즉각 반박당하거나 일부 사례에서는 희화화 당했다"고 밝혔다.

아르콤은 또한 CNews가 "폭력·강력 범죄 현상과 이민 사이에 긴밀한 인과관계를 상정하는 한편, 이슬람주의 대응과 공공질서 관리 측면에서 정부의 실패를 강력히 비판했다"며 "대부분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News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도 유럽연합(EU)이 "정당성이 없고 무능하다"는 논조의 보도를 계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탱 아즈다리 아르콤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구조적으로 불균형"하고 편향된 방송이 이뤄졌다며, 규제 당국의 역할은 사상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시청자에게 사안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보여주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극우 성향 후보들이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결정에 따라 CNews는 방송 출연진과 보도 논조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금 등의 제재를 부과받는다.

지난 1월 아르콤에 CNews를 제소한 국경없는기자회(RSF)의 티보 브뤼탱 사무총장은 "규제 측면에서 엄청난 진전이 이뤄졌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CNews는 성명을 통해 "아르콤이 제기한 혐의를 단호히 부인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이 누려야 할 편집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1986년 제정된 프랑스 방송법은 미디어 규제 당국이 텔레비전·라디오 방송국의 뉴스·시사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사상과 의견의 표현이 존중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프랑스 방송국들은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정치인들의 발언 시간을 측정해 그것이 최근의 선거 결과와 여론조사를 대체로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앞서 아르콤은 지난 11일 공영 방송국 '라디오 프랑스'에도 반이민 우파 정당 국민연합(RN)의 방송 시간이 시청하기 힘든 심야 시간대에만 집중돼 있었다며 시정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