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예수 믿으며 전쟁 안돼"…사그라다 파밀리아 축복 미사

가우디 사망 100주기 맞아 172.5m '예수 그리스도 탑' 봉헌

교황 레오 14세가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한 뒤 '예수 그리스도 탑'축복·봉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교황 레오 14세가 10일(현지시간) "예수를 믿으면서 전쟁을 조장할 순 없다"며 전쟁에 반대한단 입장을 재차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집전한 미사 강론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을 비판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감을 산 교황이 다시 공개적으로 반전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날 미사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와 레티시아 왕비, 페드로 산체스 총리 등 수천 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미사 뒤엔 이날 역사적인 준공식을 맞이한 이 성당의 '예수 그리스도 탑'을 축복했다. 성당 중앙에 세워진 탑 꼭대기엔 약 5층 높이 세라믹 십자가가 설치돼 최종 높이는 172.5m에 이른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이 탑 완성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 건물이 됐다.

교황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건축의 걸작"이자 "돌과 색채, 빛으로 이뤄진 웅변적 교리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성당이 미완성 상태인 데 대해선 "그 사실이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삶이 언제나 여정이란 점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 행사는 성당을 설계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사망 100주기를 맞아 열렸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18개의 탑과 서로 다른 양식의 3개 파사드로 구성돼 있다.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에서 '예수 그리스도 탑'축복·봉헌식이 열리고 있다. 2026.06.11. ⓒ 로이터=뉴스1

가우디는 1883년부터 1926년 전차 사고로 숨질 때까지 40년 넘게 이 성당 건축에 매달렸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당초 올해 완공하는 게 목표였지만, 주요 파사드와 주변 공사가 남아 있어 전체 완공 시점은 2035년으로 미뤄졌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가우디가 설계한 다른 건축물 6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엔 작년에 역대 가장 많은 490만 명이 방문했다. 입장료 수입은 현재도 계속되는 성당 건설 비용에 쓰인다.

레오 교황은 이날 바르셀로나 인근 브리안스1 교도소도 방문했다. 교황이 스페인 교도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수감자들에게 "과거가 미래를 단죄하는 것은 아니다"며 잘못을 바로잡고 더 나은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후 바르셀로나로부터 약 60㎞ 떨어진 몬세라트 베네딕도회 수도원도 방문한 자리에선 수도사와 신자들에게 소셜미디어(SNS)를 포함한 공간에서 험담과 비방, 성급한 판단을 삼가라고 촉구했다.

레오 교황은 이번 바르셀로나 방문 중 강론 등에서 스페인어뿐만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상징하는 카탈루냐어도 사용해 지역 신자와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