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자국산 순항미사일로 러 군수공장 타격…내륙 도시들 맹공

'플라밍고' 미사일 위력 과시…900km 떨어진 정유공장 등에도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 플라밍고 미사일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가 9일 밤부터 10일 새벽(현지시간) 사이 수백 대의 드론과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해 러시아 내륙의 주요 도시들에 있는 군사·에너지 시설들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중반 자체 개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FP-5 플라밍고'로 러시아 중부 추바시 공화국 주도 체복사리의 군수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러시아군에 드론과 미사일 부품을 공급하는 시설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러시아 군사시설과 석유산업을 겨냥한 장거리 제재를 계속 가하고 있다"면서 "어젯밤 우크라이나의 FP-5 플라밍고가 체복사리에 있는 군수공장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후 체복사리의 공격 표적이 방산·전자장비 관련 기업 '브니이르-프로그레스' 공장이었다고 확인하고, 해당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러시아제 샤헤드 공격 드론,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 유도항공폭탄 등에 사용되는 위성항법 수신기와 안테나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올레그 니콜라예프 추바시공화국 수장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플라밍고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3천㎞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약 750㎞ 떨어진 모스크바는 물론, 러시아 중부 영토의 상당 부분을 타격할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사일 시험 직후 "현재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가장 뛰어난 미사일"이라고 자평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이날 전선에서 900㎞ 이상 떨어진 러시아 남부 사마라주의 쿠이비셰프 정유공장도 드론으로 타격했다.

이 정유공장은 연간 약 370만t의 원유를 처리하며,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과 군에 사용되는 연료 제품을 공급한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자국 특수부대 알파가 러시아 중부 블라디미르주의 브토로보와 롭코보 석유 펌프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 약 700㎞ 떨어져 있는 이 시설들은 모스크바 순환 석유제품 파이프라인에 디젤 연료를 공급하고, 발트해 항구를 통한 석유제품 수출 운송에도 관여한다.

현지 당국은 두 인프라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밖에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크림전쟁 기념관 '1854~1855년 세바스토폴 방어 파노라마' 건물도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기 공격을 받아 건물 일부와 내부에 전시돼 있던 대형 그림이 파괴됐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전쟁화가 프란츠 루보가 제작한 대형 그림은 1855년 6월 영국·프랑스 연합군이 세바스토폴 방어선의 핵심 거점인 말라호프 고지 일대를 공격한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전쟁화의 명화로 평가받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파노라마 건물 공격은 민간 시설물에 대한 키이우 정권의 또 다른 야만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오전까지 하루 동안 766대의 우크라이나 드론과 14대의 유도항공폭탄, 4기의 플라밍고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