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법원, '푸틴 정적' 호도르콥스키 궐석재판서 10년형 선고

"2022년 SNS에 우크라전 러 군인 사망자 규모 등 '가짜뉴스' 유포 혐의"
옐친 시절 성장한 거대 석유재벌…反푸틴 활동하다 복역 후 英 망명

2024년 11월 17일(현지시간) 런던 주영국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000일을 앞두고 열린 시위에 참석한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2024.11.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해외에 망명 중인 석유 재벌 출신 반정부 인사 미하일 호도르콥스키가 러시아군에 관한 '가짜뉴스' 유포 혐의에 대한 궐석재판에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다고 러시아 독립매체 '메디아조나'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 메샨스키 지방법원은 이날 호도르콥스키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전에서의 러시아군 희생자 수 등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유포했다는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내리고 이같이 선고했다.

호도르콥스키는 앞으로 5년 동안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활동도 금지당했다.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에 대해 그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했었다.

호도르콥스키가 러시아군 관련 '가짜뉴스' 사건으로 기소된 사실은 2024년 1월 공개됐다.

사건의 발단은 호도르콥스키가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과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영상이었다. 그는 지난 2022년 9월 이리나 오클라드니코바 재무차관이 드미트리 그리고렌코 부총리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서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서한에는 그해 2월 말 개전 이후 8월 중순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 병사가 4만8000명을 넘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또 2024년 7월 유튜브 채널에 러시아군이 키이우에 있는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어린이병원인 '오흐마트데트' 병원을 폭격해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호도르콥스키는 또 다른 형사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해 10월 호도르콥스키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는 '러시아 반전위원회'와 연관되어 있다며, 그에게 테러단체 조직 및 권력 장악 혐의를 씌워 수사를 개시했다.

FSB는 반전위원회가 2023년 4월 30일 '현 러시아 정부를 제거해야 한다'는 표현이 담긴 일명 '베를린 선언'을 채택하고, 2025년 10월에는 유럽 인권기구인 유럽평의회 의회에 참가해 일명 '러시아 민주세력 플랫폼'을 창설하고 이를 과도기 제헌의회로 삼고자 했다고 의심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에서 테러단체로 규정한 우크라이나의 준군사조직을 지원해 권력을 장악하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올해 3월 러시아 대법원은 러시아 반전위원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호도르콥스키는 보리스 옐친 초대 대통령 시절 러시아의 거대 석유회사 '유코스'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억만장자 갑부가 됐지만,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고, 야당에도 정치자금을 대다가 2003년 체포돼 사기 등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시베리아 감옥에서 복역하던 그는 2013년 사면받은 뒤 외국으로 망명해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반푸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