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양자회담 퇴짜맞은 젤렌스키 "美특사들과 긍정적 통화"
"위트코프·쿠슈너, 종전 위한 외교 노력 강화 뜻 밝혀"…3자회담 재시도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양자 대면 협상을 거부당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전 종전협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미국 특사들과 '매우 긍정적인'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 및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통화한 사실을 전하면서, 현재 전황 및 러시아의 의도와 관련한 우크라이나의 평가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의 관심이 이란을 둘러싼 상황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유럽의 평화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는 여전히 의제에 올라 있다"고 종전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날 미국 특사들과의 통화는 오는 15~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와 역시 이달로 예정된 다른 국제 행사들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등에 대한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러시아의 의도와 모스크바 입장에 관한 우크라이나 측 평가에 대해서도 미국 특사들에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특사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끝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향후 몇 주 동안 강화하겠다는 뜻을 보였다면서 이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존중의 말과 우크라이나의 입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관련해 미국에 감사하다"며 거듭 사의를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휴전 합의의 주요 조건으로 현 상태에서의 전선 동결을 주장해 왔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통제 중인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의 일부 지역에서 완전 철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러·우크라 간 3자 협상은 지난 2월 말까지 세 차례 열렸으나 돈바스 영토 문제 등에 가로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최근에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수행 및 종전 협상에 집중하면서 러·우크라 간 종전 협상 재개 논의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여러차례 모스크바를 방문하며 중재에 적극 참여해 왔다. 두 특사는 지난해 말과 올해 1월에도 잇따라 모스크바를 찾았으며, 그때마다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이들은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도 만났지만, 아직 키이우를 방문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모스크바를 방문한 미국 특사들이 키이우에 오지 않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3자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일 푸틴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스위스나 튀르키예 등 제3국에서 양자 대면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 다음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며 "키이우 정권 수장의 어조가 무례했다"면서, 러·우크라 양자의 정상급 접촉은 실무자들의 합의가 도출된 이후에나 가능하며, 현재로서는 회동에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 특사들과 통화한 것은 푸틴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한 종전 협상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미국이 중재하는 3자 협상에 다시 시동을 걸어 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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