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우크라 관련 대미 협상 '악순환' 빠져 제자리 걸음"

"작년 앵커리지 푸틴·트럼프 합의 이행 무산…대화엔 열려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을 위한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 2025.8.15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화가 '악순환'에 빠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공개된 자국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방안은 2025년 8월 미국 알래스카(미·러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 제안을 바탕으로 논의됐고, 우리는 이를 수용했다"면서 "지금은 악순환에 빠져 그 원 주변을 계속 돌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의 주요 조건들은 이미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정해졌으며, 이후에는 아무런 진전도 없다"며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설득해 앵커리지 합의를 받아들이게 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표시했다.

그는 그러나 앵커리지에서 이루어진 미·러 정상 간 합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재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은 중동 사태로 아예 중단된 상태다.

미·러·우크라 간 3자 협상은 지난 2월 말까지 세 차례 열렸으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영토 할양 문제 등에 가로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최근에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수행 및 종전 협상에 집중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 재개 논의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난해 알래스카 정상회담 내용은 회담 이후로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전 종전 방안과 관련,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영구히 포기하되 미국과 유럽이 일정 수준의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 루한스크 지역) 영토 분할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까지 러시아군에 점령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히 철수하고, 대신 남부 자포리자와 헤르손 지역에선 현 대치 전선에서 영토를 동결하기로 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영토 분할 방안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여전히 협상에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측 제안에 따라 앵커리지에서 확정한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중요한 것은 그 제안의 작성자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갖고 이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미국 측의 중재 노력 재가동을 촉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문제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그들의 발언을 보면 양국 관계(러·우크라 관계) 정상화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관심이 아직은 어떤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위트코프와 맏사위 쿠슈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중재에 깊이 관여해 왔다. 두 인사는 지난해와 올해 1월 잇달아 모스크바를 찾았으며 그때마다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