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우크라군, 자포리자 원전 겨냥해 매일 수십차례 공습"
"폭발·화재시 2600톤 핵물질 등 확산 우려…우크라·유럽이 먼저 피해"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자국 남동부의 자포리자 원전과 인근 도시 에네르호다르를 향해 매일 수십 차례의 의도적 공습을 가하고 있다고 알렉세이 리하초프 러시아 원자력공사(로스아톰) 사장이 1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리하초프 사장은 "혹 공습이 한 번 정도였다면 바람에 밀려 우연히 그랬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매일 50~60차례씩이나 드론과 포탄으로 공습을 가하고 있다"면서 "1일 새벽에도 원전 인프라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전에서 폭발이 일어날 경우 가장 먼저 피해를 보게 될 국가는 우크라이나와 그 인접 유럽국들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량급 미사일이 원자로 격납 구조물을 파괴할 경우 폭발이 발생하고 방사성 물질이 수 킬로미터에 걸쳐 확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약 2600톤의 사용후핵연료가 원자로 건물 밖 야외 저장시설을 포함한 여러 장소에 보관돼 있는데, 이들 물질 역시 광범위한 지역으로 흩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포리자 원전에서 어떤 형태로든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원전의 전력 및 용수 공급이 중단될 수 있으며, 이는 엄청난 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리하초프 사장은 이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자포리자 원전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이 자리서 유럽 국가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방사능 문제는 국가 간 국경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유럽 국가 지도자들이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긴장 고조를 용인하고 불장난을 하면서 자국민과 도시, 영토를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 발표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이용해 자포리자 원전 6호기 터빈실을 공격해 건물 외벽에 구멍이 뚫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리하초프 사장은 이날 드론은 광섬유 케이블로 조종됐다면서 "이는 우발적인 오폭이었다는 주장을 완전히 배제하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후 자포리자 원전 측은 발전소 내 모든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며, 세계적으로도 10대 원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2년부터 러시아군의 점령하에 있으며 러시아 로스아톰과 우크라이나 원자력 전문인력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전이 시작되고 약 7개월 뒤인 2022년 9월 이후 전력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며, 원자로 6기는 모두 냉온정지(cold shutdown)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냉온정지 상태에서도 원자로 냉각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운영 등을 위해선 외부 전력 공급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원전에 전력 공급이 차단되면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노심이 용융되면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심각한 핵 참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통제되지 않는 러-우크라 간 교전으로 외부 전력 공급이 수시로 끊기면서 비상 디젤 발전기를 돌려 위급 상황을 막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cj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