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인명피해 속출"…유럽 덮친 '히트돔' 英·佛 5월 기온 경신

런던 34.8도 "한여름에도 이례적"…스페인 38도 예보·伊 야외작업 제한

영국의 5월 최고기온 기록 경신을 앞둔 25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남부 해안도시 브라이턴 해변에서 시민들이 햇볕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6.05.25.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아프리카로부터 올라온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에 갇히는 이른바 '히트 돔' 현상이 유럽 곳곳에서 발생해 5월 최고기온 기록이 깨졌다. 영국·아일랜드·프랑스에선 5월 기준 역대 최고기온이 관측됐고, 스페인 일부 지역은 이번 주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기상청은 25일(현지시간) 런던 남서부 큐가든의 기온이 낮 최고기온이 34.8도까지 치솟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5월 하루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 5월 최고기온보다 2도 높은 수준이다.

영국 기상청은 소셜미디어 X에 "이런 더위는 한여름 영국에서도 이례적"이라며 "5월엔 더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런던의 이맘때 평균 기온은 17~18도 수준이다.

아일랜드에서도 남서부 킬라니와 남부 클론멜 관측소에서 각각 낮 최고기온 28.8도를 기록하며 5월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프랑스 여러 도시에서도 5월 최고기온 기록이 잇따라 깨졌다.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프랑스는 이날 서부 8개 지역에 폭염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서부 베르주라크는 낮 최고기온이 34.7도까지 올랐고, 낭트와 앙제도 이에 근접한 기온을 기록했다.

메테오프랑스는 "26일에도 서부 브르타뉴 지역 대부분에서 32~35도의 더위가 예상된다"며 "남부 지역에선 36~37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도 지난 23일 낮 최고기온이 31.9도를 기록하며 올해 처음 30도를 넘어섰다.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프랑스가 파리 일대에 폭염 황색 경보를 발령한 25일(현지시간) 파리 몽파르나스 지구의 한 카페 테라스가 비어 있다. 2026.05.26. ⓒ AFP=뉴스1

이런 가운데 24일 파리에선 10㎞ 달리기 대회 도중 남성 1명이 숨졌고, 교외 메종알포르에서 열린 도로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10명도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폭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

스페인 기상청 아에메트 또한 카나리아제도를 제외한 스페인 전역에서 이번 주 내내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 남서부에선 27일부터 밤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보됐다. 스페인 기온은 27~29일엔 낮 최고 36~38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탈리아에선 폭염에 야외 노동 제한 조치도 나왔다. 로마가 포함된 라치오주는 25일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환경에서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야외 작업을 제한하는 규정을 승인했다. 이 조치는 농장, 건설 현장, 물류 부문 등에 적용되며 오는 9월 15일까지 시행된다.

이처럼 유럽 각지에서 한여름 수준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가 폭염과 가뭄, 홍수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 기상청의 기상학자 그레그 듀허스트는 극단적 고온 현상이 늘고 있는 건 "기후변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라며 이런 현상이 점차 "뉴노멀(새로운 일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영국에선 앞서 2022년 관측 사상 처음으로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