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우크라 드론 침범시 격추"…러 위협에 '몸사리기'

러 "우크라 드론에 영공 개방하면 자위권 발동 대상" 경고

브뤼셀 EU 본부에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2023.06.29/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에 인접한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자국 영공을 침범하는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하라고 지시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영토를 침범한 모든 무인기는 위협이 된다"며 "무엇보다 그 드론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어디에 떨어질지, 목표가 무엇인지 등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 군은 그러한 드론을 파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다른 발트국인 라트비아나 핀란드 등에 날아든 우크라이나 드론은 궤도에서 벗어난 것이라면서도, 자국 리투아니아 영공이 외국 드론의 통과에 이용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러시아와 인접한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연안 3개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발트해 석유수출시설을 겨냥해 날리는 드론 때문에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끼고 있다.

궤도에서 이탈한 우크라이나 드론이 종종 자국 영공을 침범해 피해를 주는 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영공을 의도적으로 열어준 것 아니냐며 자위권 발동을 언급하는 등 발트국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영토 내 주요 목표물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드론 공습 과정에서 발트 3국과 핀란드가 자체 영공을 우크라이나 드론에 개방하고 있다며 이들이 러시아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앞서 지난달 논평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자국을 공격하기 위해 발트 3국 영공을 통과할 경우 이 국가들에도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지하는 발트 3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하더라도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향해 날린 드론이 러시아 측의 전자전으로 경로를 이탈해 라트비아로 넘어가 석유저장시설을 타격하면서 우크라이나 드론의 영공 침범을 둘러싼 책임 논란 끝에 라트비아 연립정부가 붕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자 '몸 사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또 다른 발트국가인 에스토니아도 우크라이나 드론이 자국 영공에 진입하는 일이 없도록 키이우 당국에 촉구했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