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 6월 초 방중해 외교장관 회담…양국 관계 개선 기류

투자 유치 원하는 英, 내수 부진 탈피하려는 中 이해 맞아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궁전에서 열린 의회 개원식에 참석하기 위해 하원을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는 14일 소식통을 인용, 쿠퍼 장관이 6월 2~3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2026.05.1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이 6월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14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 1명은 쿠퍼 외무장관이 내달 2~3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수많은 글로벌 IT 대기업 본사가 위치한 선전으로 이동해 기업인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영국 관리 2명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끌어내리기 위한 당내 지도부 경쟁은 몇 주에서 몇 개월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사전 준비가 진행 중이며, 쿠퍼 외무장관은 이런 기류와 무관하게 방문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집권 노동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현재 여러 인물이 차기 노동당 대표로 거론되고 있지만, 쿠퍼 외무장관의 이름은 오르지 않았다.

이전 보수당 정부하에서 영국과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반중 여론으로 인한 긴장, 중국의 인권 문제, 스파이 활동 혐의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최근 양국은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국은 중국의 신규 투자 유치를, 중국은 부진한 내수를 상쇄하기 위한 시장 접근성 개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스타머 총리가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관계 재설정'을 선언했으며, 양국 관리들은 올해 추가적인 고위급 금융·통상 회담을 개최하려 하고 있다.

의회 차원의 교류도 추진 중이다. 소식통 2명에 따르면, 노동당 중진 의원 에밀리 손베리가 이끄는 외교위원회가 이달 말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를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 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는 악재도 존재한다. 쿠퍼 장관의 방문은 해당 문제들이 수면으로 떠오르기 전 데탕트 국면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중국 풍력발전기 제조사 밍양 스마트 에너지의 해상 풍력 프로젝트 참여를 불허했다. 때문에 밍양의 15억 파운드(약 3조 원) 규모 투자 계획이 타격을 입으면서 중국 정부를 불편하게 했다.

한 영국 관리는 해당 결정이 쿠퍼 장관의 방문 일정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측에 사전 통보됐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이 런던에 유럽 최대 규모 중국 대사관을 새로 짓는 계획을 영국 정부가 승인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측이 고등법원에 사법 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결과는 오는 6~7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이며, 승인 조치가 뒤집히면 중국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