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건넬 핵잠 원자로 실은 러 화물선 침몰, 서방 개입 가능성"

2024년 스페인 인근 지중해서 폭발 후 침몰…선장 "원자로 부품 실어"
사고 원인 확인 안되지만…CNN "어뢰 이용한 서방 공격 가능성"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노동신문이 2025년 12월 25일 8700톤급 핵잠수함을 건조 중이라며 함체 전체의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24년 말 스페인 해안에서 침몰한 러시아 화물선에 북한에 전달하려던 핵잠수함용 원자로가 실려 있었으며, 이를 저지하려는 서방 국가의 개입으로 침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선박 '우르사 마요르'(Ursa Major)호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던 중 2024년 12월 23일 스페인 남동부 인근 지중해 해역에서 침몰했다. 이후 선박에 북한으로 향하는 핵잠수함용 원자로가 실려 있었다는 의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승무원 2명이 사망했고, 14명은 구명정을 타고 탈출해 스페인 구조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선박의 선적 서류에는 빈 컨테이너 129개, 대형 크레인 2대, 대형 맨홀 덮개 2개가 실린 것으로 돼 있었다.

CNN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지난 2월 선장인 이고르 아니시모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선장은 조사관들에게 맨홀 덮개에 대해 "잠수함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두 기의 핵원자로 부품"이라며 핵연료가 들어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운송 중이던 원자로가 러시아의 델타 IV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에 주로 탑재되는 'VM-4SG'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페인 정부는 러시아 전역에 철도망이 깔려있음에도 크레인과 컨테이너, 대형 맨홀 덮개를 해상으로 옮기려 했다는 점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 크레인들이 북한의 나선항에 도착한 후 민감한 화물을 하역하기 위해 실려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선장이 원자로 두 기를 인도하기 위해 북한 나선항으로 기수를 돌리게 될 것이라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으면서 군사 협력을 강화했다. 특히 선박 침몰 두 달 전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기 위해 파병했기에 러시아가 대가로 북한에 핵잠수함용 원자로를 전달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군함의 대처도 사고 대처도 의심을 키웠다. 러시아 군함 이반 그렌함은 사고 발생 후 현장에 도착해 인근 선박들에 2해리 밖으로 떨어지라고 명령하고, 승무원들을 즉시 돌려보낼 것을 요구했다. 포르투갈 해군에 따르면, 러시아 군함 이반 그렌과 알렉산드르 오트라콥스키 두 척이 화물선을 호위 중이었다.

소식통은 선박이 곧바로 침몰할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며 그러나 이반 그렌함이 붉은 조명탄을 발사했고, 이후 네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국가지진망도 CNN에 당시 수중 기뢰 또는 지상 채석장 폭발과 유사한 패턴의 4차례 지진파 신호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페인 현지 매체는 러시아가 발사한 조명탄이 사건을 감시하던 정보위성의 적외선 채널을 교란하기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도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핵물질 탐지기 'WC135-R' 항공기를 사고 현장에 투입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선박의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CNN은 러시아가 북한에 업그레이드된 핵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방 군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선주 소유주인 러시아 물류업체 오보론로지스틱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세 차례 폭발이 있었다며 가로·세로 50cm 크기의 구멍이 발견됐으며 파손된 부분이 안쪽으로 휘어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CNN은 구멍은 초공동 어뢰(supercavitating)인 '바라쿠다'에 의해 생겼을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어뢰는 미국과 일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러시아, 이란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의 분석가인 마이크 플런킷은 "해당 원자로가 새 제품이라면 핵연료를 넣은 상태로 운송됐을 가능성은 낮다며 원자로들이 퇴역 잠수함에서 나온 것이라면 방사능은 남아 있겠지만 핵연료가 가득 차 있는 상태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런 기술을 북한에 전달하기로 했다면 이는 가볍게 내려진 결정이 아니며 매우 가까운 동맹국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러시아의 중대한 결단으로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우려스러운 사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