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전세계 '1조 달러' 부담…커지는 에너지기업 횡재세 압박

'긴급 횡재세' 도입 주장 나와…"재생에너지 투자해야"

호르무즈 해협 지도와 3D 프린터로 제작한 송유관 모형. 2026.03.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며 시작된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에 1조 달러(약 14756조)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석유 기업들은 고유가 기조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기후 캠페인 단체 '350.org'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수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이 신속하게 재개방되더라도 높은 석유·가스 가격으로 인한 부담은 약 6000억 달러(약 88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공급 차질이 지속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가계·기업·정부가 입는 경제적 타격은 1조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인플레이션의 연쇄 효과, 비료와 식품 가격의 상승, 경제 활동 위축, 고용 감소 등의 영향을 포함한다면 이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에너지 기업들은 쏠쏠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영국 최대의 에너지 기업 BP는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2억 달러(약 4조 7250억 원)를 기록, 전년 동기 14억 달러(약 2조 원)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350.org 최고경영자(CEO) 앤 젤레마는 "앞으로 며칠 안에 석유 대기업들이 천문학적인 1분기 수익을 발표할 것이다. 그중 상당 부분은 이미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백만 명을 빈곤에 빠뜨린 전쟁을 발판으로 벌어들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내일 다시 열리더라도 연료와 전기, 식품 구입에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희생 위에서 추잡한 액수의 돈이 계속 석유 금고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50.org는 에너지 대기업들의 초과 수익에 대한 긴급 횡재세 도입을 촉구하며, 이를 통해 재생 에너지에 대한 사회 보호 및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콜롬비아 산타 마르타에서 열린 탈화석연료 추진을 위한 국제회의에서도 나왔다.

마셜 제도의 기후 특사 티나 스테지는 "우리는 화석연료 위기로 인해 지난 3월 90일간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우리는 화석연료 지원에 투입되는 수조 달러가 에너지 안보가 확보된 재생에너지에 사용되기를 원하며, 전환을 위한 지원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제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aum@news1.kr